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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un 26. 2023

준비! 땅! Negotiation Prep Sheet

협상 성공의 관건, 철저한 준비와 협업 동력

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은 갈등분석 단계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상계획을 수립하는 협상준비 단계로 나뉜다.  갈등분석과 협상준비 단계의 결과물은 아래 그림과 같이 협상준비시트(Negotiation Prep Sheet)로 요약될 수 있다.  갈등분석 단계에서는 갈등당사자, 갈등의 대상 및 이슈, 그리고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상준비 단계에서는 주요 이슈들에 대한 당사자들의 입장, 이해관심사, 이해관심사를 충족시키기 위한 옵션, 옵션의 공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 협상결렬 시 대안(BATNA), 관계적 측면, 실질적 측면, 절차적 측면에서의 달성하기 바라는 협상결과 등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보는 작업이다.  


협상이 개시되고 상대방의 이해관심사나 대안이 명확히 파악되면 정의는 변경될 수 있다.  첨부의 ‘Negotiation Prep Sheet’를 작성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악된 이해관심사에 대해 이슈를 분해하고 윈윈상태에서 추가적인 교환이 일어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옵션들을 개발해 보는 것이다.  또한 옵션을 평가하는 기준은 주로 객관적이고 외부적인 기준을 설정해야 하며 시장가격, 사례, 통계 등이 객관적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협상을 중지하고 실행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그것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찾아야 한다.  


대안(BATNA)의 강도는 협상력과 비례한다.  즉, 강력한 대안을 가진 당사자는 협상의 결과가 자신의 대안보다 낮은 효용을 가지고 온다거나 감정이 격해지게 되면 자신 있게 자리를 박차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래 사례에서 보면 'H 엔지니어링'은 '당사'가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공사를 중지할 것에 대비해 공사를 완료해 줄 수 있는 다른 협력업체를 찾아보고 견적 등을 요청해 보아야 한다.  다만 아래의 사례에서 H 엔지니어링은 당사의 다른 공사 입찰을 제한하거나 중재, 조정, 소송 등 '갑'으로서 매우 강력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 실제 협상에서 'H 엔지니어링'의 협상력이 '당사'의 협상력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은 통합적 협상, 협업 중심의 협상에 돌입할 수 있는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다.                              

이러한 갈등분석과 협상준비의 결과를 바탕으로 협상의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상대방과 공유할 수도 있다.  협상의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핵심이슈 각자 발표, 이해관심사 파악을 위한 상호 질의응답, 창의적 옵션을 개발하기 위한 토론 및 의견 교환, 옵션 평가를 통한 합의안 마련 등의 순서이다.  또한 협상에 참석하는 매니저는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인상이나 메시지를 사전에 준비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이해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 리스트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협상개시, 관계와 감정을 먼저 정리하여 협업의 동력을 확보하자!


협상 장소에 도착해 협상을 개시하면서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기존에 설정되어 있는 당사자간의 관계를 개선하여 대립과 경쟁이 아닌 통합과 협업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시간의 갈등상황으로 인해 갈등당사자 또는 갈등 조직을 대표하여 협상을 주관하는 사람들조차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에서 대면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대면을 하게 되면 서로 상대방에게 가지고 있었던 관계에 대한 상호 인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이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고 분배적 협상으로 가게 된다.  


가장 일반적인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상대방이 우리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면 거래관계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관계관리 차원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협상에 임하기 전 상대방이 우리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감정 없이 강하게 주장을 한 것이거나 갈등 당사자 개인의 적의 표출인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현명한 협상가라면 문제와 사람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을 일으킨 문제는 미워하되 협상에 임하는 사람이나 갈등 당사자에 대해서는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없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연결점들을 찾아 새롭고 건설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틀어진 관계를 복원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시작단계에서 감정의 문제, 관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를 서로 이해하고 좁혀 나가는 노력을 함으로써 협상의 실질적 동력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첫째, 현명한 협상가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감정이나 관계를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은 객관적 사실확인 질문과 경청, 그리고 공감을 표시하면서 협상당사자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관계나 신뢰가 심하게 손상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적절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관계를 복원하는 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더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고 있으면 실리에 주력하는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지혜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둘째, 감정과 관계의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면, 과거 그리고 문제 중심의 대화를 미래 그리고 해결방안 중심의 대화로 유도하여 양당사자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공동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화는 섣부른 판단에 근거한 추측보다는 관찰에 근거한 사실을 중심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노력한다.  협상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대부분의 경우는 어느 일방이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모호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통해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을 내리고 대화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발생한다.  일방의 자의적인 섣부른 판단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재진술(Paraphrasing)이나 요약(Summarizing) 또는 확인 질문을 통해 모호한 부분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갈등을 이성적인 대화와 합리적인 조치로 해결하지 못하고, 협상 자리에 당사자가 마주 앉게 된 이유 역시 불통이나 섣부른 판단에서 온 오해가 큰 원인임을 명심하자! 협상 개시단계에서 관계나 감정이 일정 부분 봉합되거나 정리되지 못하면 협상은 대립과 경쟁의 분배적 협상으로 치닫거나 협상 자체가 조기에 결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경청과 공감, 미래지향, 판단보다는 관찰에 근거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당신을 대화의 상대로서 그리고 협상의 파트너로서 인정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상호 인정을 배경으로 협업의 동력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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