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마진과 공헌이익 분석을 통한 이윤창출 메커니즘 재생
산업 평균에도 못 미치는 이익률은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문제
회사나 사업부문이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재무제표의 영업이익을 경쟁사와 시계열적으로 비교분석해 보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의 평균 이익률을 밑도는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 그리고 상승이나 하락의 추세이다. 당연히 산업의 평균 이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추세가 시계열적으로 강화되는 것이 가장 최악의 상황일 것이다. 기업의 존재이유인 이윤추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추구 메커니즘이 불완전하게 작동하여 주주나 이해관계자들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환경변화, 내부적 운영체계의 비효율성, 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지연과 같은 뒤쳐진 혁신 등이 원인이 되어 부지불식간에 고객들에게 버림받고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의 평균 이익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거나 영업이익의 규모가 차입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어떤 산업을 선택하여 집중할 것인가는 가장 큰 단위의 전략이다. 삼성이나 SK가 반도체 산업을 선택한 순간 IT산업의 발전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수준의 이익률을 암묵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최근 O2O 정기 배송이나 렌털 등 구독경제(Subscription Business)가 각광받으면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창업 초기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에서 해당기업이 만들어 낸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산업과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기술개발, 신제품 출시, 과감한 설비투자 등을 통한 끝없는 혁신이 계속되어야 그 이익을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다. 하지만 당초에 시장의 미래 수요가 충분하게 창출되지 못하는 산업을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은 가장 큰 전략적 실패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산업 내에서 원가구조나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서 개별기업들을 좀 더 세분화된 계층(Tier)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적인 환경 변화에 따라 동일 산업 내 유사한 계층(Tier)에 속한 기업들은 유사한 이익률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장점유율이나 원가구조, 그리고 가격을 기반으로 한 포지셔닝 포인트에 따라서 이익률이 달라지지만 원부자재의 가격, 정책환경의 변화, 소비자 기호의 변화 등과 같은 외부환경에 따른 이익률은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 그래서 산업과 우리 해당 사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수준을 비교하는 것은 해당 사업의 현재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산업의 평균 이익률을 상회하는 기업도, 하회하는 기업도 이해관계자 인터뷰나 2차 자료를 조사해 보면 원가구조, 가격정책, 브랜드 파워 등 분명한 이유, 경쟁우위와 경쟁열위 요소가 있다.
Profit = (Price * Quantity - Cost) / People
이윤창출 메커니즘은 가격과 판매량, 비용구조,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원가대비 가격은 지속적으로 높아져야 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매출은 성장해야 한다. 또한 구조적 혁신으로 비용구조는 건실해져야 하며, 구성원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방향으로 나가면서 정교하게 실행해야 한다. 이윤창출 메커니즘은 외부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진화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품질과 같은 기본적인 운영효율이 변화에 적응하면서 선순환을 가지고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기업이나 사업부문이 시장과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도취되어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출시가 지연되고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하지 못하는 상황은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조직에서 오늘의 성공은 내일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경영자들이 호황 속에서도 위기와 혁신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이윤창출 메커니즘이 환경변화를 능동적으로 예측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턴어라운드 리더가 회생이 필요한 기업이나 사업부문의 현재 상태를 좀 더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윤창출 메커니즘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 운영 효율성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과 혁신 역량을 집중해야 곳을 찾아내야 한다. 이윤 창출 메커니즘을 재생시키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도전 목표와 혁신과제를 발굴하는 것이다. 기계적인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것은 실행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마음을 모으고, 소통하면서 지혜를 나누는 조직의 이윤창출 메커니즘은 상대적으로 더 큰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회생이 필요한 사업은 많은 경우 매출도 부진하고 가격 전략도 잘못되어 있다. 혁신의 지체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차별성이 낮아지면서 경쟁에 뒤쳐지고 매출이 하락한다.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원가대비 낮은 수준의 가격을 책정하거나 무리한 할인 정책을 사용한다. 경쟁사 대비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한눈에 확인하려면 롤마진과 공헌이익을 분석을 사용한다.
원부자재의 원가 비중이 높고 가격변동이 심하다면 롤마진 분석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유효성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개념이 롤마진(Roll Margin)과 공헌이익이다. 롤마진은 제조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판매가격 중에서 원부자재 구매를 위해서 투입된 원가를 차감한 마진이다. 철강산업에서 유래된 개념이라고 하는데 고객사에 판매하는 철근 가격에서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을 차감한 마진이다. 원재료 가격이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가격변동이 큰 경우에 유용한 개념이다. 우리가 제조하는 제품에는 석유, 철강, 면화, 펄프 등 기본적인 원재료가 필요하고, 이 원재료는 국제적인 정세나 환경변화에 의한 수급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 원재료의 가격 변동 주기가 빈번하고 변동폭이 심할수록, 우리 제품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을수록 회사의 운영비(고정비와 변동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롤마진을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원재료 가격에 대해서 공급업체가 협상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가격수용자(Price taker)’라면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정적인 롤마진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급선 다변화 등 전략 구매, 고정비성 경비에 대한 운영원가 절감, 그리고 전략적인 판매가 인상 등을 추진한다. 첫째, 약정기간, 결제방식, 거래기간 등 거래조건 변경, 물량 배분 및 공급선 다변화 등 전략 구매가 내부 운영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전략 구매는 원재료 구매가를 경쟁력 있게 가져가면서도 품질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차별성이 없어 보이는 석유화학 제품도 품질의 차이가 존재한다. 안정적인 품질의 원재료(당연히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지만)를 사용하면서 우리 완제품의 품질 기준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품질 부서는 구매 부서와 공동으로 명확한 품질기준을 설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는 공급업체와 갈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품질클레임 상황에서도 명확한 판단 기준이 되며 장기적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 구매의 위생요인이다.
전략구매는 수급에 따른 원재료 가격 변동 정보, 공급업자 풀(Pool) 운영 전략, 개별 건 단위 협상, 납기 및 재고 관리, 품질기준 관리, 클레임 처리 등과 같은 다차원의 지식과 정보, 그리고 경험을 필요로 한다. 공급업자가 외국 업체라면 어학능력까지도 필요하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빠르고 책임 있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가 공급업체와 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 리더가 직접 현황을 파악하고, 공급업자를 만나 가격과 거래조건을 협상하고, 클레임을 처리해야 한다. 턴어라운드 리더의 노력으로 롤마진이 1% 늘어나는 것은 당기순이익이 그만큼 증가하는 것과 같다. 당기 순이익이 1% 증가하는 것은 매출(매출이익률에 따라 다르겠지만) 20~30% 증가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전략구매는 턴어라운드 리더가 직접 챙겨야 할 턴어라운드 프로젝트의 핵심 드라이버다. 유통이나 판매가 주력인 회사도 결국은 양질의 제품에 대한 구매가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낮추느냐가 수익성의 관건이 된다.
둘째, 롤마진을 확대하기 위해서 직간접적으로 판매가를 올리기 위한 전략적 대안이 필요하다. 공급업자로부터 전가된 원가 상승을 고객에게 판매가격 인상으로 전가시킬 수 있는 기업이나 사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차별성이 희박한 대부분의 기업이나 사업은 원재료 인상분만큼 손실을 일정기간 감내하면서 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턴어라운드 리더는 위험을 헤징 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상승 및 하락 구간을 정해놓고 이 구간을 벗어날 정도로 크게 상승 및 하락하면 가격 재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공급업자와 우리 회사 양자에게 부여할 수도 있다. 수출을 통해 고마진 고객사를 일정 비율로 유지할 수 있는 전략적 완충지대도 필요하다. 또한 고객사와 대금결제 조건, 정기 공급계약, 재고관리, 애프터서비스, 부가 서비스, 할인 등의 부수적 거래조건을 적극적으로 변경하여 간접적 가격인상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초기 수익성이 좋지 않다면 정기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해서 만회해야 한다. 파이를 키우는 윈윈의 창의적 대안이 필요하다.
셋째, 원부자재를 제외한 롤마진이 회사나 사업본부의 운영비를 초과하면 영업 손실의 상태이고, 롤마진이 운영비보다 크면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각종 고정비성 지출 항목(회계적인 고정비가 아닌 매월 꼬박꼬박 할부 내듯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항목)들의 효율성을 점검하고 원재료의 급격한 상승에도 견딜 수 있는 가볍고 튼튼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이 흔히 이야기하는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의 가장 쉬운 방법이 사람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자동화나 외주를 통해서 자연 퇴사에 따른 신규 채용을 억제하거나, 스마트 공장 사업과 같은 전산화를 통해서 업무를 간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턴어라운드 리더가 부임 후 인력 구조조정부터 실시하는 것은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운영비를 절감하는 효율적인 수단처럼 보이지만, 무책임하고 효과적이지 못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핵심인력이 빠진 상태에서 마지못해 따라오는 무너진 조직을 가지고 기업이나 사업을 회생시키야 한다. 턴어라운드에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 밖에도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에 대해 외주처리를 진행하는 것도 구조를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고정비성 비용항목들을 나열하여 단순한 삭감이 아닌 구조변경을 통해 비용 자체를 없애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례로 제조업의 경우 외주 창고비용이 높다면 창고 속에 들어가 있는 불용 부실 부자재를 매각하고, 회전율이 낮은 완제품에 대해서도 할인 등을 통해 덜어내면 부실도 줄고, 창고 비용도 감소하며, 재고의 회전 기준도 설정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정비성 운영경비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일괄 삭감하기보다는 구조를 바꾸어 비용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프로젝트로 만들어 분임조를 구성하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결실을 거두게 되면 보상을 하고, 보상을 받으면 다시 개선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또한 기타 경비에 대해서도 내부 운영 시스템에 부서별로 월 예산 개념을 도입하여 철저한 이상관리를 진행하면서 최적화한다.
공헌이익으로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질적 수준 판별
회사, 사업부문의 이윤창출 메커니즘을 점검하는 또 다른 방법은 공헌이익을 분석하는 것이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이익으로 고정비 회수에 공헌하는 이익이다. 고정비는 1년 정도의 단기적 기간에서는 통제 불가능한 매몰비용 성격이라 즉각적인 회생이 필요한 턴어라운드 프로젝트에서는 통제가 쉽지 않다. 공헌이익은 제품의 가격책정 및 수익성 분석, 손익분기점 분석, 생산성분석, 적정 조업도 분석 등에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모든 비용을 변동비와 고정비로 나누고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하여 공헌이익을 구할 수 있고, 공헌이익에서 고정비를 차감하여 영업이익을 산출한다. 공헌이익이 마이너스면 물건을 팔아도 생산과 판매를 위해 투입된 변동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공헌이익은 원가중심 가격 책정을 할 때 변동비를 커버하는 제품 원가로 일반적으로 여겨진다.
생산 관련 변동비(원재료비와 외주가공비, 생산간접비)와 판매 관련 변동비(배송, 설치, A/S, 마케팅비용)로 이루어진 변동비의 비중이 낮다는 것은 매출이 확대되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고, 가격을 책정하는데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정비는 일반적으로 인건비, 임대료, 통신비 등이 해당된다. 분석의 편의를 위해서 제조활동 및 제조관리에 투입된 노무비는 변동비로 설정하고, 관리 인건비는 모두 고정비성으로 분류하도록 한다. 생산량이 줄었다고 기존 관리 인력을 즉시 정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결국 공헌이익은 판매가격에서 생산 및 판매와 관련된 직접 변동 비용을 제외한 이익으로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통신료 등 운영비를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느냐를 분석할 수 있다. 공헌이익이 고정비보다 커야 영업이익이 발생한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매출을 늘리거나 변동비를 줄여 공헌이익을 증대시키고 고정비는 줄여야 한다. 공헌이익 분석법은 이익은 없고 매출만 있는 사업을 판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고객사별 또는 제품별 롤마진이나 공헌이익을 구하고 시계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회생이 필요한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비용구조를 분석하는데 유용하다. 특정 고객사나 제품군의 수익성에 문제가 있는지, 어느 고객사나 제품군의 성장성이 좋은지, 가격 책정은 적정한지, 운영비 구조는 효율적인지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개별 사업의 전반적인 매력도를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사업과 제품을 선택하고, 가격은 상승시키고, 적정 판매량을 산출하고, 비용은 하락시키는 전략적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하여 이윤창출 메커니즘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또한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재생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고, 소통을 증진하고, 지혜를 나누어 한 방향으로 함께 갈 수 있다면 이윤창출 메커니즘의 지속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사업의 턴어라운드뿐만 아니라 조직 관점의 턴어라운드도 앞 당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