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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Aug 03. 2023

회의를 줄여 전략 고민, 토론을 늘려 실행력 강화하기

회의도 지속적 개선(Continuous Improvement)이 필요하다.  매 회의가 끝나기 전 오늘 회의가 어땠는지 토론하고 좋았던 점과 개선할 점을 기록해 보자.  회의 안건은 적정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사전에 배포되었는지, 참석자들은 사전 준비를 하고 들어 왔는지, 각 안건별로 시간안배는 적정했는지, 실행항목들은 잘 정리되었는지에 관해 5~10분 정도 참석자 전원이 이야기하고 회의록에 남기자.  그리고 다음 회의 시작 전에 그 내용을 리뷰하고 시작하자!  지난번 회의에서 부족했던 회의 운영의 기술적 부분이나 회의 결과의 내용적 부분을 보완하여 더욱 생산적인 회의를 만들어 보자.  회의는 조직의 소통문화이고, 운영 탁월성의 지표이다. 모두 한 방향을 바라 보면서 하기로 한 것은 하고, 결정된 원칙은 따라야 한다.


매니저는 회의 준비, 퍼실리테이션, 회의록 작성, 팔로우업에 이르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리더십의 핵심역량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조직의 경쟁력 있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첫째, 회의는 특정 안건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항목(Action Item)을 도출하여 팀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회의는 당신의 정보공유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다.  둘째, 매니저는 학습과 탐구 과정을 거쳐 회의 목적과 안건을 명확하게 준비하고, 참석자들이 사전에 검토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공유하자!  셋째, 별도의 서기를 지정하여 의사결정사항과 실행항목을 명확히 기록하고 관련자들에게 회람하여 팔로우업 하자!  마지막으로 퍼실리테이션 역량을 지속적으로 연습하여 건설적 토론의 팀 다이내믹스를 최대한 끌어내는 유쾌한 회의 주관자가 되자!  


회의 시작 전, 그리고 끝난 직후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매니저는
회의에 대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고쳐야 할지를 생각하고 기록하자!

구성원들은 사실, 정보, 의견, 입장, 이해관계가 뒤섞인 회의에서
 진정한 리더의 역량을 평가한다.

불필요한 회의는 줄이고, 필요한 회의는 철저한 준비와 효과적 퍼실리테이션으로 건설적인 토론을 활성화하여 회의 참석자들을 하나의 실행팀으로 만들어야 한다.  회의 자체를 위해 소비하는 시간보다 회의를 준비하고 실행항목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회의 결과로 필요한 실행항목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매니저의 전략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  올바른 전략적 판단을 위해서 회의 전후에 안건에 대해 몰입과 통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참석자들의 건설적 토론을 촉진하고경청과 깊은 통찰(Deep Thinking)로 전략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참석자들과 같이 만들고 명확하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회의 실행력은 높아지고 실적은 좋아질 것이다.


 

회사와 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회의실과 회의문화를 만들어 보자!

 

TV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노사협상이나 정부 회의를 보면 의문이 생긴다.  넓은 회의장에 수많은 참석자가 이열 종대로 마주 보고 있고, 가운데에 회의주관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다.  무리를 이끄는 대표가 일방적 입장과 의견만을 이야기하며 발언기회를 독점하고 있다.  토론이나 조정을 찾아볼 수 없다.  대기업의 대회의실을 보아도 이런 형태다.  토론보다는 일방적 보고와 일방적 지시만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회의 형태와 공간에서 어떻게 새로운 시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오로지 경영진과 실무진의 짜여진 각본과 주어진 틀 속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정도가 최선일 것이다.  반면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등 혁신을 이루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공간이나 회의 형태에 있어서도 창의적이다.  


최근에는 컨퍼런스 콜이나 화상회의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회의도 일상화되고 있고 서서하는 미팅이나 걸으면서 하는 미팅 등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회의를 주관하는 기회가 많은 매니저에게 회의실은 특별한 공간이다.  회사와 업무의 특성에 맞게 회의실을 바꾸어 경쟁력 있는 회의문화를 만들어 보자!  필자가 경험한 S 생명보험, L 통신사, K 그룹에서 기억에 남는 회의실과 회의문화에 대해서 알아보자!  

 

필자의 첫 직장은 S 생명이다.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매일 아침 진행되던 홍보팀 일일업무 스탠드업 미팅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S 그룹은 7/4제가 시행되고 있었고 아침 7시에 출근하면 15분 정도 사내방송을 시청하고 업무가 시작되었다.  홍보팀의 막내였던 내가 해야 하는 첫 업무는 일일 업무일지를 돌리는 일이었다.  A4지에 세로칸에는 팀원들의 이름이 가로칸에는 전일, 당일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이였다.  출근하면 내 이름 옆에 어제 했던 일과 오늘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 그리고 일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될만한 사항을 기록하고 옆자리에 앉은 선배에게 일일업무일지를 넘겼다.  


일일업무일지는 사내방송이 진행되는 15분 동안 팀원들을 모두 돌아 파트장 역할을 하던 선임과장 책상 위에 놓이게 된다.  사내방송이 끝나면 모두 기립해서 사가를 따라 부른 후, 선임과장 책상 앞으로 모인다.  선임과장은 일일업무일지를 검토하면서 팀원 개인당 1~2분 내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서 업무를 파악하고 지시한다.  팀원 모두가 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날 것인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 지를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업무수행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실행의 가이드라인을 받는다.  스탠드업 상태에서 5~10분 동안 진행되는 짧지만 하루를 계획하는 의미 있는 회의였다.  


스탠드업 미팅이 끝나면 우르르 비상계단으로 몰려가 담배를 피우면서 업무에 대한 좀 더 깊은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필자가 임원이 된 이후에 근무한 회사들에서는 일일업무 스탠드업 미팅을 팀별로 실시하게끔 할 정도로 팀원들 간의 효율적인 소통에는 아직도 매우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의사결정 시 매니저들이 지시와 가이드를 주지만 실무담당자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회의문화도 매우 인상적이다.  상무였던 홍보실장도 팀장이나 파트장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지만 최종 결정을 할 때는 이런저런 경우의 수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실무담당자의 의견과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 주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2005년 MBA를 마치고 입사한 L 통신사도 매우 독특한 회의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파워포인트로 만들고 이슈트리가 들어간 회의자료와 프레젠테이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 데이터와 논리적인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문화 속에서 회의자료를 만들기 위해 ‘장표질’이라고 했던 파워포인트 작업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의 회의는 논리적으로 잘 구성된 파워포인트 자료를 먼저 공유하고 토의가 이루어지는 식이였다.  필자가 근무했던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광고팀) 팀에서 조차도 광고 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고객조사 데이터를 크리에이티브만큼 중요하게 여겼다.  S 사나 K 사에 비해 가용자원이 열세여서였을까 항상 Reason Why와 데이터를 통해서 주장을 철저하게 뒷받침해야 하는 회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자들은 회의를 주관하는 프리젠터에게 많은 질문을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회의 시간에 구애받기보다는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정답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0년 이후 K 그룹의 플랜트 엔지니어링 회사의 기획운영 담당 임원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회사의 업에 맞는 회의실과 회의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플랜트 산업에서 품질, 비용, 납기 관리는 곧 회사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업관리 회의는 설계본부와 사업본부가 이슈를 공유하고 동일 사안에 대해 문제해결을 위한 본부별 실행항목들을 도출하고 팔로우업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외부적으로는 엔지니어링 회사로서의 단정함을 강조하고 내부적으로는 부서 간 소통과 팔로우업을 강화하기 위해 부임 후 회의실 개조에 관심을 기울였다.  회의실에는 2개의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였다.  


주 화면에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회의자료, 설계도면, 스케줄 등 준비된 관련 회의자료를 띄우고, 보조화면에서는 프로젝트 엔지니어가 실시간으로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오디오 시설과 인터넷 화상통화 설비도 갖추어 해외현장과 필요하면 회의 중에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한쪽 벽면은 전면 유리보드를 설치하여 설계 담당자가 도면을 그리면서 설명할 수 있게 하였다.  다른 벽면에는 각종 품질 관련 인증서와 전사 워크숍 사진을 줄을 맞추어 부착하고 핵심 프로젝트의 수행결과서를 제본하여 옷장을 가진 장식장에 가지런히 비치하였다.  의자 및 좌석 간의 간격도 고려하여 참석자 간에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물리적으로 큰 공간은 아니었고 많은 돈을 들이지도 않았지만 시행착오와 세심한 정성을 들여 만들었고 엔지니어링 회사의 심장으로서 직원들의 마음속에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국내외의 대형건설사가 주 고객이었는데 회의실의 설비와 분위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회의의 생산성을 높여보자!

 

회의 일정을 정하는 데 있어서는 카톡, 구글, 그룹웨어 등의 일정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회의의 4P를 정의하거나 회의록을 작성할 때는 Mindnod와 같은 앱을 사용하여 생각을 정리해 볼 수도 있다.  또한 회의 중에는 참석자들에 사전 양해를 구하고 회의를 녹음할 수도 있고 음성을 받아쓰기하는 Speechnotes와 같은 앱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전화회의나 줌,  구글 미트 등과 같은 앱을 통해서 영상회의도 쉽게 진행하고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다.  전화나 영상회의는 편리하지만 참석자들의 몰입을 높이기 어려운 단점이 있고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회의 자체가 중지될 수 있어 회의주관자에게는 각별한 사전점검과 주의가 필요하다.  


영상회의나 전화회의는 참석자들 간에 사전에 형성된 관계의 깊이가 회의의 성패를 좌우한다.  오프라인에서도 일상적으로 업무를 같이하며 서로를 잘 아는 경우에는 음성이나 영상을 통해서도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처음 만나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질의응답과 의견수렴 수준의 토론으로 만족해야 한다.  회의 중에 참석자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멀티태스킹을 금지하는 기본 규칙을 강조하고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Round Robin 방식의 토의를 일반화하는 것이다.  또한 회의주관자는 발언자를 지정하여 참석자들 간의 발언이 겹치는 혼선을 방지하여야 한다.  전화회의, 영상회의는 핵심적인 사안과 핵심 참석자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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