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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킴 Jul 07. 2021

입체초음파

무뚝뚝한 엄마도 도치맘으로 만드는 매직?!!

28주 정도가 되니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만 찍어도 아기의 형상이 나타날 정도로 아기가 컸다.


아기가 젤리곰일 때도, 젤리곰 크기라는 말에 놀랐지 아기의 모습에는 유독 차분했던 나.


우선 흑백의 초음파를 제대로 못 봐서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기의 모습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고.

 후에 뼈대만 있는 모습도 흡사.... 외계인의 지구 침공... 같은 느낌이 있어서(철없는 엄마의 소감입니다)


그래 아기야  자라렴,  자라고 있는 게 맞겠지?

이 정도의 단순한 생각밖에 없었다.


태동이 느껴지면서 아기와의 유대감이 한층  생겼지만 아기의 모습을 떠올리면 어떤 실체가 떠오르진 않았달까. 얼굴 없는 그의 모습...


하지만 드디어 나도 아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입체초음파는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가격도  있고, 찍는다고 아기가 얼굴을 내밀고 있지 않아서 아기의 얼굴을 찍기 위해 물리적 (?) 가해져서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찍는 사람들도 있다 한다. 선택은 개개인의 !


하지만 하루라도 아기의 얼굴을 보고 싶은 예비 엄빠의 욕심에... 아기한테는 미안했지만 우린 찍기로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초음파실 입장! 


실제로 움직이는 모습을 3d 보니까 더더욱 신기했는데, 우리 아기는 어찌나 유연한지 발을 얼굴에 올리고 있었다.


초음파 담당 선생님이

"아기야 얼굴  보자" 하면서 발을 치우려 노력했지만 내 아이라 그런가 역시 고집이 있다.

발을 치우면 다시 손을 얼굴로 가져가고

"아기야 제발... 손 좀 치워보자" 하며 내 배를 퉁퉁(?) 치면 놀아주는 줄 알고 더 신나게 움직였던 우리 아기...

(신나게 움직이는 중에도 손은 절대 안 치움ㅋㅋㅋㅋ)


그렇게 우리와 밀당을 하다가 정해진 시간 10분을 남기고 겨우 얼굴을 내밀었다.

(어찌나 밀당의 고수 신지...) 


병원에서 그렇게 초음파를 찍었어도 별다른 리액션을 보이지 않았던 나도 아기의 얼굴을 보니까 너무 감동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보여요!" 소리를 쳤다.  


아기의 얼굴을 보니, 처음 태동을 느꼈을 때보다 훨씬  감동적이고 사랑이 마구마구 샘솟았다.


그동안 아기를 가지고 몸이 힘들다고 투덜댔던 시간,

여러가지 문제로 스트레스받기도 하고, 너무 걱정만 했던 시간, 남편이랑 다투기만  시간들이 생각났다.


처음에 아기집을 확인했을 땐,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해주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했었는데.

너는 이렇게 잘 자라줬구나!


사진을 받아 들고 한참을 보았다. 눈을 감았지만 입술을 오므린 모습이 정말 정말 귀여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도 붙잡고 "우리 아기 귀엽죠?" 하며 아기 사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참았다ㅋㅋㅋㅋ

(도치맘 예약이오!!)


양가 부모님들도 아기 사진을 보며 좋아하셨지만.

시부모님들은 역시 남편이랑 똑같이 생겼다며  이야기는 언급 無(저기... 아들은 엄마 닮는다던데요....)하셔서 약간 빈정이 상하였고, 우리 집은 "아직은 몰라, 애들 얼굴은 수십 번 뀐다.” (엄마,  닮았다고 립서비스라도 해줘요...)라는 냉정한 평가를 해주셨다.


그리고 무뚝뚝했던 나는.

나도 내가 이럴 줄은 몰랐는데, 요즘 틈이 날 때마다 입체초음파 사진을 꺼내보면서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아가야...너 엄마 닮았어...태어나면 나랑 똑같이 생겼을 거 같아...엄마 닮아라"하면서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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