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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도 May 20. 2024

퇴사, 할까 말까 그 무한굴레로 부터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요즘 가장 나를 위로한 문구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헝가리의 속담이자 일본 드라마 제목이라고 한다


퇴사를 고민하는 요즘의 나에게 울컥 위로가 되는 말이자, 나의 퇴사를 부추기는 말이기도 하다. 퇴사를 할까 말까 고민만 반복되는 요즘. 퇴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1.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요?"


회사 사람 세명이나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티 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었는데, 평소보다 웃음기가 사라져서 일까. 귀신같이 캐치한 몇 사람이 나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표정이 안좋아요?" 한번은 "화장을 안했더니.." 라고 넘겼고, 또 한번은 "날씨가 쌀쌀해서요" 라고 넘겼고, 오늘은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직속 선배때문에 위축되서요. 라고 솔직히 말 할 수는 없으니까. 문득 깨달은 한가지는 이렇게 물어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반대로, 그렇게 물어보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기류를 눈치채고 있다는 거겠지?


2. 오늘의 나를 방치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도 기분이 좋지 않다. 일할때 재밌었는데, 점점 내 입지는 좁아졌고 그걸 몸소 느끼며 위축되다보니 표정이 점점 굳고 있다.


반대로, 퇴사를 못하고 있는 이유도 명확하다.


1. 소는 누가 키우나


이 고물가 시대에 남편 혼자 벌어오라고 하기가 어찌나 미안한 일인가.


2. 그래서 그 다음은?


내 나이가 벌써 서른하고도 다섯살이 많다. 내가 일하는 업종은 매우 한정적인 파이로 구성되어있고 '누가 죽어야 자리가 난다' 할 정도로 드나듦이 적다. 동료들은 '그래도 있다가도 없는게 자리다.' 라고는 하지만, 분명 때때로 구인공고가 나기도 하지만, 조금 다른 결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긴하지만. 지금 차지하고 있는 분명한 메이져 자리를 내 손으로 놓기가 어렵다. 나중에 후회할까봐. 내가 10년을 넘게 지켜온 세계에서 내가 내 발로 발을 빼본 적이 없다. 이제는, 발을 뺀다면 다시 발들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불안이 나를 계속 붙든다. 어떻게든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다음 세계로 이어질 것 같기 때문에...


그래도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


1. 소는 키울 수 있다.


남편 벌이만으로도 어쨌든 둘이 먹고 살 수는 있지 않은가. 프리랜서라는 불안을 원동력 삼아 구축해놓은 서브 소득이 있다. 초기 자본은 꽤나 들었지만, 노동하지 않아도 들어오는 이른바 자동화 수익으로 소소한 월백 수입이 나를 지지해주고 있다.


2. 그래서 이걸 계속 있을까?


그래서 10년 뒤, 내가 이 업종에서 계속 일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뿌듯할 수 있을까?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그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이 일 속의 무엇이 좋아서, 이렇게 미련을 지울 수가 없을까?


 핑퐁 랠리를 이어가는 탁구대의 탁구공처럼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생각도 든다. 이러다 잘릴 수도 있겠다. 잘리느니, 먼저 그만두는게 낫지않을까?


묻고싶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전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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