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1일
지잉 지잉- 어김없이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새벽 6시를 알린다. 이불 속에서 수십 가지 핑계를 대며 운동을 쉴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운동을 선택했다. 새벽 운동의 첫 번째 도전은 바로 포근한 이불속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다. (이불 속은 위험해)
가을이지만 새벽 공기는 이미 초겨울 느낌이다.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지만, 남편은 여전히 반바지를 입는다. 한때 활짝 피었던 코스모스 꽃잎들은 모두 시들고, 줄기만이 남아있는 호수 공원에서 남편과 나는 각자 달릴 준비를 한다.
달리기의 시작은 괴로움이었지만, 그 괴로움이 상쾌함으로 변하는 것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찾아온다. 달리면 심장이 요동치고, 숨이 가파르게 쉬어져 처음에는 힘들지만, 오히려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내 몸이 살아있음을 더욱 뚜렷하게 느끼게 해준다.
헉헉헉... 내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가 점점 커질 때쯤 아침 햇살이 공원에 내려앉는다. 차가운 공기는 사라지고, 어느새 온몸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혼자 달리고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 저- 앞에 어설픈 폼으로 달리는 남편이 보인다.
남편의 한마디 - 춥다고? 추우면 뛰어야지! 뛰면 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