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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제트 Jun 23. 2023

익명 시-슬픈 우리 젊은 날

책 밑줄 긋기

오늘은 Fundamental of TCM midterm exam을 끝내고 오니 긴장도 풀리고.....

뭘 할까?

밖에 나가서 걷기 운동?
아니면 책장을 뒤적뒤적?

본능은 책장 쪽으로 이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발견한 '익명시집'.

1988년 11월 재판 발행이라고 맨 뒷장에 쓰여있는 시집을 들었다.

젊은 날에 읽은 기억이 새롭다.

벌써 30년도 더 된 시집이라니.


책 제목 그대로 '서울' 소재의 대학가 서클룸에서 쓰는 낙서장, 인근 카페 화장실 혹은 독서실 벽등에 낙서되어 있는 낙서 혹은 시의 형태를 지닌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펴낸 것인데

88년이면 올림픽을 하던 해.

11월 이후면 올림픽 세계 4위라던 멋쩍은(?) 환희가 좀 지난 시기.

20대를 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이 시집을 샀을 수도...

당시 20대들의 솔직한 심정들을 다룬 글이라 다시 읽어보아도 재미있다.

그중에 당시 별표(*)를 친 시를 골라보았다.


옮기는 건 시간 낭비라 생각되어서 아예 사진을 찍어서 올린다.

1980년대 젊은이들의 생각을 오랜만에 다시 대한다.

ㅎㅎㅎ

나도 포함되는구나.




 그때 당시 서클룸엔 이런 식의 낙서장이 여러 권 있었다.

ㅎㅎ 나도 매일 끄적이며 뒹굴거리던 기억.

수업 끝나면, 아니 수업에 들어가 출석 체크만 하고는 바로 뒷문으로 도망쳐서 서클룸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다가 끄적대던 낙서들.

그러다 어둑어둑해져서 시장에 들어가 단골 이모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면 어그적거리며 나타나던 술친구들. 그리고 그 이모집 벽의 낙서들.

거의 매일을 취한 채로 살았지.

아련하다. 그 이모집이 그리고 그 낙서들.

시대의 아픔과 사랑의 목마름들이 벽과 탁자 위에 짓눌린 채 새겨져 있었다.

우린 그 위에 또 덧칠하고.....

우리 모두는 그때의 하늘이 멍들었다고 생각했다.

아래가 그 시(詩)다.



별표를 제목에 쓴 걸 보니 당시 내 마음에 들었다는 표시일 텐데.

지금은?


이건 27page에 있는 시(page가 있는 부분을 안 찍었네)


밑의 사진은 이런 낙서 혹은 시들에 대한 문학평론가의 표피적인 해설.

80년대와 당시 청년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없다는 게 나의 생각.

어차피 익명 시 혹은 낙서라는 게 세대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거니까 평론이 필요 없을 듯.

광주에 대한 부채감,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젊은이들이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 낭만 그리고 취업 문제등이 매일매일 충돌하던 시기였다.

이런 것들을 대충 폼나는(?) 한자어로 얼버무린 듯한 느낌.


뭐 가제트의 견해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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