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제트 Jul 19. 2023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책 밑줄 긋기

이외수 "하악하악" 중에서


"하악하악"

이런 특이한 책 제목 좋다.

짧은 경구(경구라기엔 좀 애매하긴 하나, 아무튼)와 정태련이 그린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꼰대티 내지 않고(몇 개는 보이지만 그 정도면 양호하니 봐주기로 한다) 졸라 유익하고 재미있다.

내가 추구하는 바다.


학창 시절에는 이외수의 문체를 좋아했다.

<들개>는 직접 사서 읽었고 다른 책들(장수하늘소, 칼, 벽오금학도)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왠지 이 책 <하악하악>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서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받았다.



이외수 하악하악 겉표지

표지에 나오는 그림은 [목어]라고 한다.

졸라 못 생겼다.


63페이지

가제트 밑줄

왜 책 제목이 [하악하악]인지 252페이지(마지막 페이지)에도 나오지만 63페이지의 하악하악이 더 땡긴다.

이를테면 '하수가 고수에 덤빌 때 내는 소리'라고라고라 할까?

그렇다면 난 평생 이 "하악하악" 소리를 졸라 냈을 텐데 왜 기억에 없지? 하악하악.....


172 페이지

가제트 밑줄.

이 장을 택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조낸"이란 부사가 조낸 맘에 들어서.....



121

장인정신이 투철한 도공은 흔히 마음에 들지 않는 도자기를 모조리 깨뜨려버리지만 예술적 안목이 없을 때는 명품만 골라서 깨뜨린다. 캐안습이다.

(127P)


이 장은 그림이 없어서 그냥 타자 쳤다.

가제트 밑줄.

이 구절은 왠지 "캐안습"을 넣기 위해 만든 경구 같은 느낌이 난다.

이 책 초판이 나왔을 때가 2008년이니 당시 유행어를 쓴 듯한데 그래도 이 글은 나에게는 캐안습이다.

예술적 안목이 없으면 사실 명품이건 모조품이건 다 깨뜨리거나 혹은 가만히, 조용히 있거나 한다.

내가 그렇다.

가끔 작곡을 하거나 시를 쓰거나 하는데 예술적 안목이 없다고 오선지에 그린 걸 쫙쫙 찢거나(드라마처럼), 시를 쓰다만 종이를 빡빡 찢어버리거나 그러지 않는다. 

나 자신의 재주 없음을 자책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고 미완성 폴더에 조용히 넣어둔다.


하긴 이외수라면 깨뜨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로마인 이야기 6(팍스 로마나)-귀골 그리고 처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