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오후

시시(視詩)하다

by 가제트

하얀 오후


구름이 되어 구름을 본다

사라지는 깊은 침묵들

다시 돌아와

하얗게 토한다


바람, 지나가다

소리, 멈추고

토한 자국 지운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옹이들이

옅은 자국 위로 보인다

갈 수 없는 나라

푸른 안개

황홀하게 없어진 것들

초라하게 남아 있는 나


포개졌다 흘러간 구름처럼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아

사라지는 걸 보는 게 어렵지


구름이 다시 돌아온 건

옹이를 애써 지우려는 너와

남겨진 구름들

등 돌린 내가 보이니까


빗방울이 똑 똑

링거처럼 몸 안에 들어오고 있는 하얀 오후.



99C7CB4E5CDAE15F1F Calgary Arbour Lake 살 때 뒷 마당에 연결된 공원에서 보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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