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視詩)하다
구름이 되어 구름을 본다
사라지는 깊은 침묵들
다시 돌아와
하얗게 토한다
바람, 지나가다
소리, 멈추고
토한 자국 지운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옹이들이
옅은 자국 위로 보인다
갈 수 없는 나라
푸른 안개
황홀하게 없어진 것들
초라하게 남아 있는 나
포개졌다 흘러간 구름처럼
사라지는 건 어렵지 않아
사라지는 걸 보는 게 어렵지
구름이 다시 돌아온 건
옹이를 애써 지우려는 너와
남겨진 구름들
등 돌린 내가 보이니까
빗방울이 똑 똑
링거처럼 몸 안에 들어오고 있는 하얀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