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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송 Feb 11. 2019

나른한 오후의 직장, 무엇을 해야 잠이 깰까

일상의 흔적 27

2월 11일, 뼈를 때리는 차가운 바람. 집중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날이다.

설 연휴에 이어 주말까지 이어진 휴일을 보내고 오니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주말 내내 나무늘보가 되어 침대와 붙어있다 보니 머리의 명령이 몸까지 닿지 않는 것 같다. 오전 내내 회의와 자료조사를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나니 이제 나른한 오후의 시간만 남았다.


배도 부르고 난로 덕에 발도 따뜻하고 마침 일도 적당하니 나른한 기분이 든다. 사무실 정적,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 책상에 스미는 커피 냄새까지 이 모든 걸 즐기기엔 정말 낮잠이 딱이다. 하지만 이미 점심시간은 지났고 옆에는 사수가 있기에 어떻게든 눈을 떠보려고 했지만, 그 노력 이후가 기억에 없다. 


문득 싸한 느낌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거하게 졸고 난 이후였다. 책상에는 누가 준건지 모를 초콜릿이 놓여있었다. '누가 놓은지도 모를'만큼 졸았다는 사실에 순간 찬물을 맞은 것처럼 잠에서 깨어났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입가도 문지르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눈알을 굴렸다.


눈치를 보며 주위를 둘러봐도 딱히 시그널이 날아오지 않아 여전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얼른 입에 넣고 턱운동을 시작했다. 달달한 초콜릿과 오독오독 땅콩을 씹고 있으니 서서히 눈이 또렷해지는 것 같다. 달달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니 서서히 굳은 뇌가 작동을 시작하려는 느낌이 든다. 


자 달달한 초콜릿으로 몸에 주유도 했고, 가벼운 스트레칭도 했고, 잠 깨는 데는 특효약인 양치도 했으니 이젠 진짜 일을 해야겠다. 고 생각했지만 역시 자리에 앉고 나니 다시 나른하다. 이렇게 대책 없이 나른할 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뭐라도 머리를 굴리고 손가락을 움직이고자 브런치에 글을 쓰지만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무거운 눈꺼풀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나른하게 몸이 무거워지는 직장의 오후엔, 무엇을 해야 잠이 확 깰 수 있을까.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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