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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송 Mar 08. 2019

쓸모에 대한 정의,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일까?

일상의 흔적 32

03월 08일, 이제 봄인가 싶은 날씨. 누군가에게서 받은 질문.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나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인 것 같냐고. 순간 당황해서 섣부르게 대답할 수 없었다. '쓸모'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답을 줘야 하는 상황이기에 생각은 길게 하지 못했다.


내 쓸모가 경제력이라면 현재 일을 하고 월급을 받고 있으니 난 쓸모 있는 사람이다.

내 쓸모가 엄마의 살아가는 힘이라면 난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쓸모 있는 사람이다.

내 쓸모가 누군가의 위로라면 상대방을 위로하는 그 순간에는 쓸모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상대방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으니 내 생각이 마음에 든다면 지금 이 순간의 난 그 사람에게 쓸모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일해야 할 시간에 브런치 글을 쓰고 있으니 이 순간만큼은 회사에는 쓸모없을 수도.

상대방의 고민에 시덥지 않은 조언을 건넨다면 시간낭비이므로 쓸모가 없을 수도.

같은 상황에서도 내 다른 선택과 행동, 말에 의해 난 쓸모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그럼 쓸모는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일까. 쓸모의 사전적 정의는 '1. 쓸 만한 가치. 2.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이다. 쓸만한 가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물건에 대한 쓸모도 누구에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나에게 쓸모없는 물건도 다른 사람에겐 필요할 물건이 되고, 남들은 버리라고 하는 물건도 나에겐 추억이 담긴 소중한 물건이기도 하다. 이렇게 쓸모에 대한 정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만큼 다양하다. 누군가가 정한 틀 안에 쓸모가 들어가기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난 내 쓸모에 존재가치를 붙였다. 내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어딘가에 혹은 스스로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엄마에겐 살아갈 힘이길, 지인들에겐 언제나 기댈 수 있는 속 깊은 의지처이기를, 나에겐 누구보다 스스로를 아끼는 사람이길.


(생각해보니 난 정말 다양하게 쓸모가 있다. 사 먹는 음식을 좋아해 외식이 잦으니 음식점 사장님들의 고객이기도, 카페를 좋아해 여기저기 눈에 띄는 곳을 다 가보니 오픈을 축하해주는 손님이기도 고민은 잘 들어주고 입을 닫으니 누군가의 대나무 숲이기도, 잦은 외식으로 맛집을 찾아 공유하니 지인들의 파워맛집러이기도. 흠 모아놓으니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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