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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토닥 Sep 09. 2024

그녀의 입으로 나는 구원받았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매일 밤을 나는 통곡의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첫 발단은 나의 무지에서 시작되었다.


젖몸살이라는 단어를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아니 심지어 비슷한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었다.


4개월 그녀를 낳던 날, 

초산과 노산의 복합체였던 나는 짧다면

짧은 4시간 만에 그녀를 자연분만하였다.


물론 너무 힘들고 아프고 다시 생각해도

코끼리가 콧구멍으로 나오는 것 같은 아픔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긴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시점의 나에게는 자연분만 보다 더 큰 아픔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당시 나는 브레짜(분유 자동 제조기)도 준비 완료.

각종 사이즈와 브랜드별 젖병도 준비 완료.

젖병소독기와 배앓이방지 젖병도 준비 완료.

젖병 꼭지들도 종류별로 준비 완료.

젖병워머도 젖병청소세제며 청소도구도 준비 완료. 

그녀가 뭘 좋아할지 모르니 브랜드별로

모두 다 준비한 상태에서 

정작 난 지금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가슴이 그다지 크지 않은 나는 모유가 부족할 거라

나름 생각했고 파워 J의 특성에 따라 계획적으로

착착 분유 수유를 미리 그녀가 내 뱃속에 있을 때 준비했다.


그녀는 4시간 진통만에 세상에 나왔고

자연분만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 더 큰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분만을 끝내고 정신이 없는 나에게 간호사가 말을 걸었다.


"젖몸살이 올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네?"

"젖몸살이요."

"몸살은 아는데 젖몸살은 뭐예요?"

"아, 가슴이 엄청 아픈데 사람마다 달라요."

"안 아플 수도 있다는 말씀이죠?"

"네."


간호사의 대답을 듣고 나는 괜찮을 꺼라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왜 나는 아닐 거라고 

나는 젖몸살이 아닐 거라고 믿었을까?


지나친 자기 긍정 심리의 위험성에 대해 망각하고 있었다.

남들은 다 아파도 나는 안 아프고

남들은 다 실패해도 나는 성공하고

남들은 다 걸려도 나는 안 걸릴 거라는

무한한 자기 긍정 심리는 어떤 측면에선 위험하다.

마치 남들은 다 젖몸살을 해도 나는 안 할 거라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자기 긍정 심리는 가장 쉽게 판단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정보들은 과감히 흘려보내 버리는 무서운 판단회로인 것이다.


이렇게 지나친 자기 긍정 심리로 

가볍게 젖몸살을 받아들인 나를

가만두지 않으려고 아예 작정을 했는지 

젖몸살님은 나를 거의 반죽음 상태로 몰고 갔다.

아무리 마사지를 하고 양배추를 올리고 무슨 짓을 해도 고통은 가시지 않았다.

심지어 조리원에서는 통곡의 214호로 불리며 조리원에서 유명했다.

(214호는 당시 내 산후조리원 방 번호였다.)


그렇게 울며 불며 아파하던 나에게 구세주처럼 그녀(당시는 0개월)가 나타났다. 

내 입으로 너를 구원해 주겠노라며.


그렇게 나의 모유수유는 시작되었고

지금도 나는 4개월 그녀의 입으로 구원받고 있다.



[마음토닥 쿠키]

항상 글 말미에 영화의 쿠키 영상처럼 쿠키 사진을 넣고자 합니다. 이번 화의 쿠키 사진은 그녀의 각종 쪽쪽이 컬렉션입니다. 매일밤 다른 쪽쪽이를 물고서 잠드는 그녀는 생각보다 수더분한 성격이었고, 어떤 브랜드여도 가리지 않는 무던한 예민하지 않아 편한 그녀입니다. 매일매일 다른 쪽쪽이를 물고 다른 빠는 맛을 느끼며 다채로운 빠는 기쁨과 촉촉한 침의 보습을 느끼길 오늘도 바라봅니다.

 



오늘은 촉촉한 하루 보내세요.

오늘도 마음 토닥토닥하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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