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책은 이성보다 눈치로 움직인다

by 쏭스

문재인 정부 시절 여론의 온도를 재는 체온계가 통계청의 그래프를 대신했다. 정권은 정책으로 시장을 조정하기보다 민심을 달래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동산 통계 조작 논란이다. 감사원은 최근 감사에서 당시 정부가 ‘집값 안정’이라는 서사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중위가격 대신 평균값을 지표로 활용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실제 시장은 오르고 있었지만, 정부는 통계를 통해 반대의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도 무산됐다. 청와대가 “집값 자극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고, 박 시장은 계획을 철회했다. 공급 확대보다는 심리 안정에 무게를 둔 결과였다.


그 여파는 지금 나타나고 있다. 억눌린 수요는 누적됐고, 공급은 부족했다. 서울 부동산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치솟고 있다. 이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된 정무적 선택의 결과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정책 실패’로만 보는 건 일차원적인 생각이다. 무주택자에겐 절망이었지만, 유주택자에겐 기회였다. 시기를 활용한 이들은 자산을 늘렸고, 놓친 이들은 분노와 박탈감을 안았다.


그런데 정치는 그랬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변한다. 그 반복을 막을 순 없다. 일렁이는 파도 위에서 방향을 바꿀 줄 아는 감각을 가진 자들만이 살아남는다.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고 타이밍을 읽는 처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물결에도 휩쓸리지 않는다.


오늘 또 하나의 파도가 온다.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대출 조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 번 방향을 읽어야 할 타이밍이 왔다. 누군가는 이념을 외치고 누군가는 정의를 말한다. 그러나 끝끝내 살아남는 건 ‘꺼삐딴 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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