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프라이데이

by HeySu


금요일의 어둠이 물드는 시간,
정해진 일과를 마무리하고 두어 시간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맞았다.
대충 점퍼를 걸쳐입고 한강변으로 나와 걷는다.

봄이 저만치 와 있나보다.
공기의 차가움은 더이상 겨울의 것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애장곡 리스트의 끝에 밀리고 밀려있던 노래들을 재생해본다.
음악하나로,눈에 보이는 강변의 풍경들이 영화의 장면으로 바뀐다.

자전거 타는 이들, 둘셋넷 줄이어 러닝하는 이들,나처럼 걷는 이들을 스치며 왠지 모를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맞은 편에 양복차림의 남자가 걸어온다.
어디서부터 걸어오는 것일까?
퇴근길로 한강변 산책로를 선택한 그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그림자처럼 검게 다가오며 거리가 좁혀진다. 길었을 그의 하루가, 그의 한 주의 노곤함이 상상되어 순식간에 가슴이 뻐근해져왔다.
고생한 자신의 하루에 숨을 불어넣는 중인 것 같아 조금 더 조심히 그를 지나쳐가자 생각했다.

가로등 불빛에 점점 훤해지는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다행이었다.
그의 표정이 밝아서, 발걸음이 무겁지 않아서,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듯해서,
좋았다.

남모를 이와의 스침으로 마음이 몰캉몰캉해졌다.
러닝하는 사람들의 통통 솟구치는 뜀질도 사뭇 더 가벼워보이고,
함께 걷는 이들은 더 다정해보였다.

혼자 걷는 이 시간도 ,눈에 담는 강 건너 반짝이는 야경도 넘 좋지만,
갑자기 남편이 보고싶어진다.
손 잡고 도란도란,때론 티격태격하며 걷던 산책의 시간이 참 애틋하게 그리워졌다.
혼자 걸으니 쓸쓸하다고 톡 메세지를 보내본다.
금요일의 술자리에 있을 그는 답장이 없다. 삐쳐있어야겠다.

다시 걷자.
혼자 실컷 슬슬 걷다 들어가야겠다.
오늘은 파워워킹이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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