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고 생김새고 단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저 사람은 자로 잰 듯 참 반듯하네’라는 말이 듣고 싶었다. 어떠한 변칙도 엇나감도 없이, 세상이 그러하다 정해놓은 원칙들을 고수하며 바른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반쯤이나 철 들었을까 장년층의 나이대에 이르러 보니 ( 마흔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철이 들려면 멀긴 했다) , 요즘 같이 변수가 많은 세상에서 사사건건을 이렇게 대처하다가는, 정말로 자 부러지듯 뚝 하고 부러질 수도 있다는 걸 이젠 너무나 잘 알게 되었다. 그래도 굳이 자의 꼿꼿한 ‘직선’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딱딱한 플라스틱 자는 되지 말자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유연함을 가진 자로 형질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시대라 명명하기 민망할 정도로 불과 얼마전의 일들도 그저 과거의 기술이 되고 지나간 이벤트로 설 자리를 잃고 황망하게 저 멀리 뒷편으로 사라져간다. 새로이 붕기하고 또 분파하는 수 많은 기술들과, 제각기의 개성을 악 써대며 드러내는 다양한 인간군상 스토리들이 소음처럼 시끌시끌한 세상이다. 까딱하고 아주 잠시 정신놓고 있다가는 세상과 나란히 발맞춰갈 수 있는 그 대열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 안팎으로 굽어짐이 수월하고 어느 곳에나 끼워맞춤이 가능해야 하는 변화무쌍한 세상이다. 강직하고 곧아야 했던 세상에서 자유자재로 변이해야하는 세상이라니. 어느 것이 좋은 것인지 사실 모르겠다. 그저 세상의 흐름대로, 그게 자연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나 역시 몸을 유연하게 단련해야 한다는걸 받아들여야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