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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리히법

깜짝 놀랐다

by 쏘니

여느 때처럼 저녁을 먹고 있었다. 오뎅탕에 시금치에 편육이랑 김치 조금과 밑반찬들을 꺼내서. 어린이에게는 어린이집부터 썼던 급식판에 주로 주는데 이것 저것 조금씩 담아 줘도 밥은 제일 마지막에 먹는다. 밥보다는 반찬이 맛있어서인지 반찬을 칸칸이 하나씩 먹고 밥을 한 번 먹는 그런 느낌으로 항상 먹는다. 그래서 밥 한 번 반찬 한 번 이라고 말하면서 밥 좀 먹으라고 으이그 하던 저녁이었다.

갑자기 엌 엌 하더니 어린이 얼굴이 시뻘개졌다. 바로 번쩍 들어 뒤에서 안아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웨액 하며 음식이 다 토해졌고 어린이는 괜찮아 졌다. 범인은 시금치인 것으로 생각된다. 신랑도 나도 어린이도 깜짝 놀란 저녁이었다. 하임리히법을 하고 나서 두근두근 심장이 엄청 뛰었다. 너무 놀라서 겠지. 어린이를 안아주고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마침 어제 본 인스타 릴스에 하임리히 장면이 나왔었다. 아마도 집 내부 캠인 것 같았는데, 아이가 어묵꼬치를 먹다가 쑥 넘어가서 엄마가 하임리히법을 실시하는 거였다. 오뎅도 쏙 넘어가는구나 생각하고 넘겼었는데 내가 실시하게 되다니. 아무래도 입에 와구와구 넣고 씹어 먹는 우리집 어린이의 버릇을 바꿀 필요도 있어 보인다.

이제 곧 초딩이 되는 어린이. 걱정도 많고 기대도 된다. 그건 어린이도 똑같겠지. 요샌 한글을 헷갈리지 않게 장보러 갈 때 필요한 물품을 불러주고 메모를 시키는데 제법 안틀리고 잘 쓴다. 받아쓰기를 시켜도 되겠구나 안심이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주변에선 영어학원을 다 보낸다고도 한다. 한글을 아직 더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단어도 알아야 할 게 태산인데. 영어는 좀 더 이따가 해도 되지 않을까. 교육관은 모두가 다르고 일단 주관대로 밀고 나갈 뿐이다. 지금 학습기 하는 걸로 영어 노출이 일부 되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말이 다른 곳으로 샜지만, 여하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를 다시 생각하는 저녁이었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자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런 저런 일로 새삼 느낀다. 건강하게 평범하게 보통의 삶을 영위하며 모두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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