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석회
석회성 건염을 알게 된 건 2년 전이다. 어깨가 갑자기 너무 아파서 회사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석회성 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양 쪽 어깨 모두 있어서 두 달 여간 치료를 받고 나아졌었는데 1년 후 또 어깨 통증에 찾은 정형외과에서 같은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은지 6개월쯤 지났을까 오늘 아침 왼팔을 아예 올리지 못하겠어서 급히 주말에도 하는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석회성 건염이라고 또 한다.
자고 일어나서 이렇게 아픈 경우가 있는지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다고 했다. 팔이 올라가질 않으니 옷을 입기도 너무 힘들다. 차렷자세로 옷을 입으려니 입혀질 리가 없다. 꾸역꾸역 입은 옷에 어깨가 너무 아파 눈물이 찔끔 난다. 지긋지긋한 석회는 매년 날 따라다닐런지.
머리를 감기도 힘들고 운전을 할 때도 깜빡이를 왼손으로 도저히 못 끄겠어서 오른손으로 깜빡이를 켰다 껐다 하고 사소한 것도 제약이 많다. 머리 감는 것도 그렇고 머리를 묶으려고 해도 한 손으로는 너무 어렵다. 아이에게 집게핀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어려운 걸 시킨다며 투덜댄다. 결국 한 손으로 머리를 돌돌 말아 연필로 비녀처럼 꼽는 데 성공했다. 머리를 올리는 것 만으로도 땀이 뻘뻘 난다.
이틀 약을 먹어보고 더 아프면 MRI를 찍어보자고 하는데 근육이나 신경이 문제일 수도 있을까? 석회성 건염이라고 해도 이렇게 아픈 건 또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그리고 새삼 아프지 않고 생활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다시금 깨달았다. 늘 보통으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들고 행복한 건지. 아침엔 아예 올라가지 않던 팔이 20도 가량은 올라간다. 주사를 맞고 약을 먹고 해서 팔이 고통을 조금 잊은 걸지. 제발 별 일 아니게 내일 모레면 싹 낫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