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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아래층과 위층 사이

by 쏘니

밖에 잠깐 나갔다 왔는데 문 앞에 쪽지붙은 봉투가 있었다. 이게 뭐지 했는데 아래층이다.


요새 미세먼지가 심하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저희 것 사는 김에 함께 샀어요.


하는 그 쪽지에는 의자 소음방지 공 8개가 들어 있었다.


이사 온 뒤 이제 8개월이 되었는데 아이도 많이 컸고 신경쓴다고 썼지만 시끄러웠나 보다. 의자에도 모두 다리양말을 씌워 줬는데 부족했던 거다. 마침 의자를 들춰보니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부분들이 보였다. 끼익 끼익 소리가 좀 나는가 싶었는데 이게 원인이었다.


의자에 공을 다 씌우고 양말은 한 개씩 더 씌우고 주의하겠다는 쪽지를 붙여 사과 한 봉과 함께 아래층에 갖다 두었다. 신랑은 댁에 계시면 대면으로 사과하지 그랬냐 하는데 데면데면한 느낌이 있다.


어릴 때 살던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여서 여러 집이 문도 열어 두고 소통도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모두 계단식이라 사실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잘 모른다. 아래층도 마찬가지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분을 만나 인사는 했지만 그 뿐이다. 동호수가 나와 있는 카톡으로 주의하겠다 한 번 더 연락을 드렸더니 딸이 예민해진 거 같다고 외려 죄송하다 하셨다.


우리는 맨 윗층이라 사실 층간소음의 피해자가 될 일은 없다. 이전 집에선 윗집이 아이와 같은 어린이집의 자매가 사는 집이었는데 엄청 쿵쾅댔지만 1층이어서 또 우리가 피해 줄 일이 없으니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11시가 넘어도 큰 소리가 나면 기분이 나쁘긴 했었다.


이런 일을 우리가 만들지 않아야지, 생각했었는데. 여하간 현명하게 층간소음을 얘기해 주셨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피해상황이 없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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