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생일과 아부지 생신이 비슷해서 같이 놀러가기로 하고 워터파크 있는 숙소를 가고 싶다는 June의 의견을 반영해서 한참 전에 예약을 했다. 그런데 아이가 여행 가기 일주일 전부터 장염기가 있어 백초시럽을 먹으며 안정을 취했다. 일주일 전엔 또 자전거타다가 휙 돌면서 넘어져 팔도 엄청 다쳤었는데 상처는 거의 아물어 가고 있었다.
날이 더워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말에 며칠 괜찮은 거 같아 작은 걸 줬는데 다시 또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징징대기 시작했다. 토요일이 출발일이라 목요일 금요일은 유치원도 태권도도 다 쉬고 집에서 안정하기로 했다.
금요일엔 조금 나아졌는지 죽도 잘 먹고 했는데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도 할머니네 가서 놀다가 가겠다고 빨리 가자며 온 우주의 기를 모으는 둣 했다. 가서도 누룽지 먹고 잘 놀다가 갑자기 밤에 발에서 피가 난다며 징징대서 봤는데 딱히 별 거 없어 그냥 점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에 보니 얇은 나무 가지 조각 같은 게 발바닥 옆쪽에 박혀있었다. 오마이...다행히 엄마가 간호사셔서 비상용 주사바늘이랑 소독약 등이 구비되어 있어 소독하고 바늘로 빼고 항생제 바르고 밴드 붙이고 아주 난리가 났다. 다행히 깊게 박힌 건 아니어서 피가 나거나 하지 않고 괜찮다고 하여 여행을 감행했다.
결론적으로 워터파크에서도 정말 잘 놀았고 숙소에서도 잘 놀고 오다가 바다도 잠깐 가서 모래놀이도 하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온 우주가 도왔다. 곧 생일이라 케이크 먹고싶다 과일 먹고싶다 과자 먹고싶다 쫑알대는데 제발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하는 건 왜 이리도 변수가 많은지. 건강하자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