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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소분과 마늘 다지기

요리와 시간의 상관관계

by 쏘니

육아휴직 후 주방에서 있는 시간이 늘었다.

예전엔 밀키트나 원팬요리를 주로 했다면 인스타나 블로그를 보며 레시피도 슬쩍 따라해 보곤 한다.


일을 하면서는 씻은대파, 절단대파, 냉동대파를 주로 샀었다. 바로바로 요리에 쓸 수 있고 보관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마늘도 마찬가지이다. 다진마늘을 적게 사서 냉장해두거나 비닐팩에 깔아두고 얼려두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씻은대파, 절단대파, 냉동대파, 다진마늘은 다른 사람의 노력이 포함된 산물이다. 그만큼 가격이 나간다는 뜻이다. 벌이는 줄고 시간은 있는 지금은 흙대파, 그냥 마늘을 사서 씻고 다듬고 자르고 다지고 저미고를 하고 있다.


대파를 씻고 자르고 소분하는데 신랑이 800원짜리 대파를 다지는 거냐고 하는데 무슨 말인가 싶었다. 주로 쓰는 쿠팡, 쓱, 컬리를 뒤져도 그런 가격은 없다고 말하는데 뉴스를 안 본 나의 탓이다. 875원 대파 나도 사고 싶다.


마늘을 씻고 다지며 진작에 이렇게 할 걸 싶기도 하다가도, 맞벌이하며 시간을 돈으로 샀던 걸 생각하면 그 때는 또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많은 날이다.


이런저런 요리를 하며 오트밀, 아몬드가루, 양배추, 아보카도 등 다양한 식재료도 접하니 또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June과 신랑은 아보카도는 극불호라 과카몰리를 하면 나의 몫이다. 내일 아침은 또 식빵에 과카몰리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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