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 1주년 행사를 했다. 이 날 사실 아이 뮤지컬도 보고 신랑 안경도 하고 바쁜 날이었는데 저녁에 코요태가 온다기에 왜때문에 코요태가 우리 아파트에 라는 마음으로 행사장을 나갔다. 행사장이라고 하기엔 후문을 막고 작은 무대를 만든 거지만 사람이 정말 많았다. 아이도 많고 개도 많고.
무대는 전광판이 없어서 사람들로 인해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도 신나하고 신랑과 나도 맥주 한잔 할까 해서 캠핑의자를 갖고 나갔다. 후문을 막은 터라 다들 소풍마냥 돗자리에 캠핑의자에 맥주에 간식에 신나고 들뜬 모습이었다. 아이는 앞에 가서 보고 싶다고 했지만 글렀다. 사람이 너무 많아 라디오처럼 듣는 게 맞았다.
아이폰을 가진 신랑이 앞으로 조금 나가서 줌으로 코요태를 담아 왔다. 노래를 들으며 들썩들썩 하다가 집에 들어오는 계단에서 뒤돌아 잠깐 봤는데 좀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여하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입주 1주년 행사를 굳이 하는 이유가 뭔가 싶다가도 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같은 거니 의미가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저녁은 선선했고 사람들은 대개 질서를 지켰고 라디오처럼 노래는 잘 들었으니 즐거운 여름밤이었다. 참여에 의의를 두고 좋은 추억이 생겼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