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 집 앞 물놀이장에서 놀기 시작했는데 물만 보면 신나는 아이는 추운 줄도 모르고 논다. 네 발로 걸어다니기, 뛰어다니기, 물벼락 맞기, 물총놀이 등등 할 수 있는 놀이도 많다. 해가 쨍쨍하면 더 좋겠지만 흐린 가운데에서도 잘도 논다.
아이는 사람을 좋아해서 형 누나 동생 어른 등 같이 놀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모방을 하기도 하고 요새 한창 빠져있는 터닝메카드 놀이나 카봇 놀이를 같이 하자고 한다. 물놀이도 예외는 없는데 뛰어다니는 애들이 있으면 같이 뛰어다니고 물벼락을 맞는 애들이 있으면 같이 물벼락을 맞는다.
그제는 아이가 네발로 기어다니는 놀이를 하는데 형 누니가 아이에게 옆에서 발로 쿵쿵 하며 물을 첨벙하는 놀이를 했다. 아이도 따라서 같이 놀길래 나는 아이가 다칠까봐 친구들 하지 말아줘라고 했고 아이에게도 발로 쿵쿵 하는 건 동생들 있으면 하지 말라고, 손으로 물놀이를 하라고 했다.
돌아보면 자유롭게 놀아도 되는 건데 내가 통제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놀이터에서도 아이들이 좀 과격하게 놀면 통제를 하곤 하니 그러지 말까 싶기도 하고 참 어려운 지점이다. 미끄럼틀에 거꾸로 올라가는 것, 그네를 서서 타지 않는 것, 아기 그네를 타지 않는 것 등 다른 아이들은 하는데 내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이 좀 있다.
신랑과 얘기를 해보니 우리가 좀 많이 조심성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결론이 나왔다. 다칠까봐 싸울까봐 통제하기 시작하는 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결과를 만드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다음 날 아이에게 놀이터를 나가며 상황을 잘 보며 자유롭게 놀라고 했더니 하지 말라는 게 많아 엄마가 미웠다고 한다. 알았어 미안해 다칠줄 알았어 하니 자기가 알아서 잘 놀겠다 했다. 이런 반응이 올 지 몰랐는데 신랑과 얘기를 잘 나눠 본 거 같다. 부디 자유롭게 다치지 않고 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