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머리를 땋아 준 김화자 친구.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전화번호 수첩을 계속 봐왔었다.
그곳에는 엄마의 친구, 이웃, 친척들의 이름이 가득했다
적어놓은 전화번호들이 바뀌거나 없어졌을 때마다 줄을 긋기도 하고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엄마는 새로운 수첩이나 마분지 같은 곳에 그 전화번호들을 옮겨 적었고,
그때마다 난 엄마가 글씨를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쓴 이 친구분의 이름을 나는 여러 군데서 보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