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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과 인슐린 용량 조절

[코로나 음압격리병동에서의 7일-(3)]

by 쏘야

코로나 증상과 코로나 치료제 부작용은 한 끗 차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돌고도는

증상들에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김 쏘야님!"

"여기서 주무시고 계시면 위험해요!"

"네...?"

"어서 침대 위로 올라가세요!"

라운딩 돌던 간호사 선생님이 깨워서 일어나 보니

밤새 구토하다 지쳐서 차디찬 병실 바닥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이 푹신한 침대를 놔두고 왜 여기서 잔 거야?'


"김 쏘야님, 엑스레이 찍으실게요."

"똑바로 누워보세요."

"저... 똑바로 누우면 토할 것 같아요."

"등 뒤에 엑스레이판 좀 넣을게요."

"불편해도 잠만 참으세요."

이동식 엑스레이가 와서 흉부 엑스레이를 찍었다.

"선생님, 엑스레이를 왜 찍는 거예요?"

"폐렴이 생겼나 보려고 찍는 거예요."


'속이 너무 울렁거리니까 엎드려 있어야겠다.'

'와... 코로나, 너!'

'진짜 보통녀석이 아니구나?'


"김 쏘야님, 혈액검사 있어요."

'아니, 내 피를 왜 이렇게 자주 뽑아가는 걸까?'


"아이고... 쏘야야!"

"언젠가 한 번은 우리 병동을 거쳐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진짜 오면 어떡하니...!"

"우리 쏘야가 고생이 많네!"

'누구지? 선생님은 누구세요...?'

'누가 내 등을 쓰다듬어주고 간 걸까?'

'너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어.'

그렇게 다시 잠이 들고 얼마 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쏘야야, 괜찮니?"

"안 괜찮아 보이네..."

"조금만 더 고생하고... 힘내라!"

곰돌이 교수님이 오셔서 머리를 쓰다듬고 가셨다.

'아... 너무 힘들어서 못 일어나겠어.'


'깨톡'

[쏘야야 미안하다. 내가 고령의 환자들을 진료 보고 있어서 여기 못 올 것 같다. 격리 해제되면 그때는 매일 갈게 길게 얘기하자! 그렇다고 네가

안 중요하다는 얘기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아... 교수님!'

'그래, 그렇긴 하지.'

'할머니, 할아버지가 코로나에 걸리면 위험하시니까.'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서운한 걸까...?'

밤새 아팠을 때도 나지 않던 눈물이 교수님의 깨톡 두 뺨 위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지난 15년 동안 곰돌이 교수님과 쌓인 라포만큼 마음속에서는 서운함이 크게 느껴졌다.


'됐어, 다 필요 없어!'


'며칠 동안 혈당이 어땠는지 보지 못했는데 '

'혈당 좀 확인해봐야겠다.'


"헉... 혈당이 계속 고혈당이었네?"

음압격리병동에 들어오던 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자기 잘 쓰던 인슐린펌프가 고장이 났다.

급하게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대여 펌프를 받았다.


며칠 동안 펜으로 조절했는데 계속 고혈당이었다.

'로나에 걸리면 인슐린 용량이 늘어난다던데...'

'300 아래로 내려 간 적이 없었네?'

다시 인슐린 펌프를 착용하고 APS에서 자동으로 인슐린을 조절해주는 기능을 사용했다.


다음날, 다시 인슐린 펌프로 들어간 인슐린 용량을 확인했다.

'인슐린 용량이 얼마나 늘어났을까?'

'헉...! 세 배나 더 늘어났네?'

평소 기저 인슐린 10 단위로 유지되던 혈당이

코로나 감염 후에 30 단위까지 늘어났다.

APS가 자동으로 혈당을 조절해주니 다시 혈당이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 혈당이라도 안정돼서 다행이야!'


다른 증상은 아직 호전되지 않았지만 열이 떨어지니 몸 상태가 조금은 나아졌다.


"안녕하세요!"

"밤새, 고생을 많이 하던데 지금은 괜찮아요?"

며칠 만에 앞에 있는 환자의 보호자와 눈이 마주쳐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학생이에요? 아가씨예요?"

"저 새댁이에요."

"새댁이었어?"

"마스크 쓰면 몇 살인지 나이 가늠이 안 된다니까!"

"새댁은 몇 층에서 왔어?"

"8층이요!"

"8층? 우리도 8층에서 왔어. 814호!"

"저기 병실 문에 계시는 할머니 보이지?"

"그 할머니도 우리랑 같은 병실에서 왔어."

"저는 815호에서 왔어요."


"코로나 동기네, 동기! 반가워 새댁!"

'코로나 동기?'

"새댁은 언제가 격리 해제야?"

"저요? 8월 24일 24:00분이라고 하던데요?"

"우리도 같은 날, 같은 시간 격리 해제야!"

"진짜 코로나 동기 맞네!"


그렇게 잠깐 동안 코로나 동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격리 해제까지 3일 남았네!'


*본문에 나오는 용어설명


라포(rapport)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호 이해와 공감을 통해 형성되는 신뢰관계와 유대감. 라포는 상호 관심사의 공유와 공감,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 경험을 통한 공감대의 형성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 라포가 형성된 후에는 보다 장기적인 신뢰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인슐린 펌프(Insulin pump)

인슐린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여

체내 인슐린과 유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


기저 인슐린(Basal insulin)

우리 몸의 정상 췌장은 하루 종일 일정한 양의 인슐린을 생산. 이를 모방하기 위해 하루 1회의 지속성(장시간형) 인슐린 사용

기저(basal) 인슐린 또는 기초 인슐린라 함

인슐린 펌프에서는 초속효성 인슐린으로 기저 인슐린을 조절


지속성(장시간형)인슐린(Long Acting linsulin)

주사 후 1~2시간 이내 작용 시작, 최대 효과 작용 시간 없이 18~42시간 동안 일정하게 약효 지속

(인슐린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 있음)


인공 췌장 시스템(DIY APS)

(Do It Yourself Artificial Pancreas System)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알고리즘이 동작, 몇 종류의 알고리즘 선택 가능

알고리즘의 판단에 의해 자동으로 인슐린 펌프가

주입, 사용자가 혈당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혈당 조절 가능


1형 당뇨인인 다나 루이스(Dana Lewis)와

그녀의 남편 스콧 레리브랜드(Scott Leibrand)가

개발. 국내에서는 체코에 사는 1형 당뇨인 아이의

아빠 코작 밀로스(Kozak Milos)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APS(AndroidAPS)를 주로 사용


특정 제품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등

다양한 디지털 의료기기와 연동


*자료출처 및 참고자료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b1094


(인슐린 펌프로 고수되기- 도서출판 마루,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영양팀 지음 2020)


(연속혈당측정을 이용한 혈당 조절 길잡이-

도서출판 마루, 대한당뇨병학회 환자관리위원회 지음 2021)


(우리는 1형당뇨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메이트북스, 김미영 지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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