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원한 병실에 무증상 확진자가 있었다고 한다. 무증상이니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퇴원했는데, 알고 보니 나와 모든 동선이 겹쳤다.
'드디어, 나 홀로 속을 끓였던 코로나 감염경로의 비밀이 풀렸다!'
"쏘야야! 만약, 네가 밖에서 열이 40도가 넘어가고,
심한 구토에 설사에 산소포화도까지 떨어졌으면..."
"코로나 음압격리병원 차례를 기다리느라 중증으로 넘어가서 더 위험해질 수도 있었어!"
"에휴... 난 상상하기도 싫다!"
"10 병동 알지? 거기는 이번에도 코호트 격리였어."
"오히려, 코로나 확진자는 10 병동이 더 많았지."
"네가 신장내과 병동에 입원해서 확진되자마자 음압격리병동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거야!"
"코로나 치료제로 쓰는 항바이러스제주사제인 렘데시비르도 바로 쓸 수 있는 약이 아니야."
"네가 병원에 있었고, 증상이 심해서 쓸 수 있었지!"
"밖에서는 팍스로비드 처방받기도 힘들어."
"너는 코로나로 많이 힘들었겠지만 병원에서 코로나에 확진이 되어서 많은 혜택을 받았지."
"쏘야야, 아직도 코로나에 걸린 것이 억울하니?"
"아니요.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시간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감사한 시간들이었어요."
"그래, 쏘야야!"
"너는 지금까지 수많은 죽음의 고비도 잘 넘겼고"
"이렇게 살아있는데,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쏘야야!"
"15년 전, 네가 1형 당뇨병 발병하고 혈당에 매여 살고 있을 때 내가 해주었던 말이 기억나니?
"에이, 교수님 그건 이미 15년이나 지난 일이에요."
"교수님이 해주신 좋은 말씀이 너무 많아서..."
"쏘야야, 1형 당뇨병도 위 마비도..."
"아니... 세상의 모든 일들이 오늘은 좋았다가
내일은 안 좋아질 수도 있는데..."
"그것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다 보면
어느새 너의 삶은 사라지고 그것에만 매달려서
살게 될 거야."
"그러면 삶이 즐겁지 않고 금방 지치게 되지."
"이미 지나간 힘들고 안 좋았던 일들은 다 잊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되는 거야!"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너도 잘 알게다!"
"교수님...!"
"세상에 병원은 무수히 많지만 정민철 교수님은
세상에 단 한 분뿐이세요!"
"제가 많이 존경하고 감사하고 있는 것 아시죠?"
"그러니까..."
"교수님, 건강하셔서 저 오래오래 진료 봐주셔야 해요."
"얘가 오늘따라 비타민 수액을 많이 맞았나...!"
"갑자기 왜 낯간지러운 말이야!"
"에이... 교수님, 속으로는 기쁘시잖아요."
"쏘야야, 15년 동안 너도 참 많이 변했다!"
"이제는 너랑 이야기하다 보면 웬 능구렁이가 앉아있다니까!"
곰돌이 교수님은 늘 환자의 입장에 서서 바라봐주시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치료해주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나 나올 법한 의사 선생님이셨다.
지난 15년 동안 곰돌이 교수님께서는
항상 "우리 함께 잘 이겨내 보자!"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는 말씀으로 패혈증과 위 마비 등 원인을 모르는 질병으로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겪고 있는 내 손을 꼭 잡아 주시며 힘내라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그리고 나의 치료를 위해 매일 밤을 새시며 안타까운 마음과 눈물로 늘 그 자리에
함께 계셔주셨다.
*본문에 나온 의약품
팍스로비드(Paxlovid)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증상의 악화를 막아주는 약
PCR 검사 등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가 확진된 환자로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이고 체중 40kg 이상) 환자의 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