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최고의 명의 정민철 교수님
[여전히 멋진 곰돌이 교수님!(上)]
"똑똑..."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누가 여자 목소리로 커튼에 노크를 하는 걸까...?'
"쏘야야!"
"네가 대답을 빨리해줘야 내가 들어가지!"
"아니, 교수님 갑자기 웬 여자 목소리예요?
"이게 다 너를 한 번이라도 더 웃게 해 주려고
내가 애쓰는 것 아니니."
"그리고, 환자가 커튼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 줄 알고 커튼을 휙 열고 들어가나?"
"쏘야야, 너 아직도 저번 일로 삐쳐있니?"
"교수님,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일로 안 삐쳐요."
"그래, 그럼 됐다!"
"교수님, 이번 추석 때 깨톡으로 교수님께서
모둠전 부치신 사진 보내신 것은 좀 너무했어요. "
"교수님 환자 한 달 넘게 금식 중이에요."
"이건 '그림의 전'이잖아요!"
"다 너 웃으라고 보낸 것이지!"
"몸은 항상 힘들 수도 있지만, 마음은 늘 힘들기만 하면 안 돼!"
"쏘야야, 네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힘내라!"
"쏘야야, 우리가 어디 한두해 겪은 사이니?"
"한국대학교 병원에서 네가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아마, 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김쏘야, 너 병원에서 유명인사야."
"사건, 사고의 아이콘..."
"물론, 그건 네가 자의로 만든 사건이 아니라
네 몸이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어서 만들어진 사건이니..."
"어느 하나도 네 잘못은 없어!"
"그러니까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쏘야야!"
"추석 전에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말해줄까?"
"교수님, 무슨 이야기인데요?"
"정말 궁금해요!"
【얼마 전, 추석 연휴 전날의 일이었어.
그날은 몇 년 만에 내분비내과 교수님들이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는 자리였지.
그때, 주임 교수님께서
"이번 추석명절에는 우리 내분비내과는 입원 환자가 없지요? 껄껄껄..." 하고 말씀하셨어.
그때였어, 갑자기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던 우리 과
젊은 교수님이 "교수님, 쏘야 있어요. 쏘야요!"
젊은 교수님 말이 끝나자마자 순간 정적이 흘렀고,
이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아... 쏘야가 있었지."
"정교수가 고생이 많겠구먼..." 하시며 명절에도 출근해야 할 나를 매우 측은하게 바라보았지.】
"그래서 교수님은 어떻게 말씀하셨어요?"
"모른 척 식사하고 있다가 교수님들과 눈이 마주쳐서 "허허허... 괜찮습니다." 하고 재빨리
화제를 돌렸지."
"교수님, 이건 웃긴 이야기가 아니라 웃픈 이야기 아니에요?"
"네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나는 괜찮다!"
"교수님, 그거 아시죠?"
"제가 표현을 크게 못해서 그렇지..."
"교수님은 15년 전 그날부터..."
"제 마음속, 최고의 명의세요!"
"허허허... 고맙다!"
"매번, 날 보고 반갑게 웃어주니 나도 고맙지!"
지난 15년간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
위급한 순간이 많이 있었다.
그때마다 곰돌이 교수님께서는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와주셨고, 언제나 "내 환자가 중요하다!"
"나는 환자를 보기 위해 의사가 되었지!"라는
내게는 잊지 못할 가슴 따뜻한 명언을 새겨주셨다.
"쏘야야,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오늘은 너랑 길게 이야기하려고 특별히 시간을
빼놓았다!"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들 하나씩 물어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