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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Apr 04. 2023

오늘은 내가 보호자!

[백신 이상반응-고혈압, 심근염, 심계항진, 두통]

백신을 맞고 근육통과 생리 과다출혈, 위마비까지

병원에서 2주일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더 보내고 퇴원했다.


'아... 백신 2차는 못 맞겠어!'


퇴원 후에도 계속 회복되지 않는 몸 상태

반복되는 위마비!

위 마비 그 녀석과의 시간도 어느덧 9년째,

이제는 위마비가 찾아오면 위마비 약으로 조절할 수 있 아니면 응급실에 가야 지 직감적으로 껴진다.


오늘은 남편이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맞는 날!

사회생활을 해서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남편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오빠는 아무 부작용이 없어야 할 텐데...'


띠띠띠띡... 드르륵


"오빠, 괜찮아요?"

"백신 맞고 아무  없었어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활짝 웃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안도했다.


그날 늦은 저녁...

남편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웁... 웨에엑!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프지?"

"심장도 쿵쾅쿵쾅 빨리 뛰는 것 같아요!"

"타이레놀 먹어볼래요?"


이번에는 내가 아니라 남편이 갑자기 구토를 했다.

급하게 체온계로 체온을 재보니 38도

손목 혈압계로 나온 혈압은 180/130


혈압계가 고장 났나?

혈압 정상 범위 뭐였더라...?


남편의 두통은 더욱 심해졌고, 심장도 더욱 빨리

뛰기 시작했다.


"오빠, 병원 가야 할 것 같은데요."

"괜찮아요.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죠."


남편'괜찮아요'가 무색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 더욱 심해졌다.

결국, 남편의 손을 잡고 택시를 불러 근처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에 가면 뭐부터 해야 하?'

아침까지도 멀쩡하던 남편이 갑자기 아프니

릿속이 새하얗게 되면서 에 익은

익숙한 순서도 잊어버렸다. 


"박영수 님 보호자분!"

"응급실 앞에 있는 원무과에서  접수하고 오세요."


"환자분 성함이요."

"김쏘야요..."

"아니... 아니요. 박영수요!"

'아... 참! 오늘은 내가 환자가 아니라 보호자로 

병원에 온 거였지?'


'환자분 성함이요.'라는 말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김쏘야를 대답하는 나! 

지난 14년 동안 환자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아니... 환자=나 인가?'

마음 씁쓸지만 한편으로는 이 상황이 웃펐다.


원무과에서 접수를 하고 응급실을 둘러보니

저 멀리 환자 침대에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

"오빠, 괜찮아요?"

남편의 두꺼운 손목에 걸려있는 파란색 환자 팔찌를 보니 잠시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응급실 침대가 원래 이렇게 작은 거였어요?"

"너무 좁아서 옆으로 돌아 눕기가 힘들어요!"

응급실 침대에 꽉 끼인 오빠가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박영수 님, 혈압 재실게요."

"180/120 혈압이 많이 높네요."

"머리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증상이 있으세요?"

"혈압이 높으니까 머리 올려드릴게요."

"위험하니까 침대 난간은 꼭 올리고 계세요."


"혈액검사 처방 나서 바늘 꽂으면서 수액 놔드릴게요"

"바늘이 왜 이렇게 굵어요?"

"환자분, CT나 MRI 검사하실 수도 있어서

가장 굵은 바늘 꽂는 거예요."


"으아악!"


"혈관이 좋으셔서 피가 잘 나오시네요."

'와...!'

'내 피는 나비 바늘 꽂아 졸졸졸 나오던데...'

'피가 저렇게 콸콸콸 나올 수도 있는 거였구나!'

"혈액검사 결과는 2시간 뒤에 나와요."


가장 굵은 파란색 18G 바늘이 남편의 손등에 꽂혔다.

"이거 이렇게 아픈 거였어요?"

"그동안 엄살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요!"

"바늘 꽂는 게 이렇게 아픈 건 줄 몰랐어요, "

 

'기회는 이때다!'

그동안 엄살쟁이라고 놀림받던 수모를 갚을

기회가 왔다.

"이제부터 오빠 아... 무셔씨라고 불러야겠어요!"

"아무셔씨!"

'나는 병원 갈 때마다 수십 번도 더 찔렸는데...

고작 한번 가지고 엄살은!'


남편을 실컷 놀리다 보니 다리가 아팠다.

'보호자는 어디에 앉아야 하는 거지?'

구석에 있는 파란색 플라스틱의자가 였다.

'의자에 등받이가 없네?'

'보호자는 이렇게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기다려야 하는구나!'


보호자가 돼 보니 그동안 보호자로 힘들었을

남편과 부모님 생각났다.

'이렇게 불편한 의자에서 마음을 졸이며 검사결과를 기다렸겠구나...'


'나는 아파서 몰랐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아픈 모습을 지켜보는 보호자의 마음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역지사지가 되어서야 비로소 보호자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박영수 님, 혈액 검사결과 나왔습니다."

"다른 혈액검사에서 이상은 없고요."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일시적인 고혈압으로 보이네요."

"하루치 약 드셔보시고, 증상이 심해지면

대학병원 순환기내과로 가보세요."

"진료의뢰서 써드릴게요."


"선생님 이런 부작용이 많이 있나요?"

"오늘만 응급실에 이런 증상으로 30명 

왔다 갔어요."

"네...? 30명요?"

"아마, 요즘 대학병원 순환기내과도 예약하기 힘들 거예요."

"백신 부작용으로 보건소에 신고해 드릴게요."


"박영수 님 보호자분!"

"원무과에서 계산하시고 원내 약국 가셔서

약 타서 귀가하시면 돼요."

"박영수 님, 바늘 지금 빼드릴게요!"


'무슨 약을 처방해 준 걸까?'

남편이 처방받은 약을 보니 항히스타민제와

소화를 돕는 위장약.

이 약이 고혈압에 도움이 될까...?


약의 효과를 찾아보면서 어리둥절했지만

남편은 약을 꼬박꼬박 잘 챙겨 먹었고

감사하게도 며칠 만에 증상이 호전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


'진짜 저 약이 효과가 있는 걸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진 걸까...?'

'수액을 맞고 와서 괜찮아졌나...?'


'휴... 다행이야!'

'오빠가 아픈 걸 보고 있자니 차라리 내가 아픈 게 훨씬 나은 것 같아!'

'아니... 아니지!' 

'둘 다 건강해야지!'


'백신 부작용 여기서 그만 끝났으면 좋겠다!'

제발...!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순환기내과

심장, 혈관, 림프관 등 순환기에 생긴 병을 전문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학 분야. 또는 병원의 그 부서


진료의뢰서

외부 병원에서 보다 큰 병원의 진료를 요청하기

위해서 작성하는 서류


고혈압

혈압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높아진 상태를 의미.

대한고혈압학회와 미국심장학회의 혈압의 기준

정상 혈압 :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확장기 혈압 80mmHg 미만

중등도 이상 고혈압 :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 100mmHg 이상


*참고자료 및 자료출처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644430&supid=kku010541781


https://m.100.daum.net/encyclopedia/view/216XXXH00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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