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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야 Mar 14. 2023

제 팔 좀 돌려주세요!

[백신 이상반응-근육통, 생리불순, 생리통, 과다출혈]

차에서 계속 구토를 하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대 병원에 도착했다.


'아... 팔이 왜 이렇게 아픈 거지?'

문득 백신을 먼저 맞은 친구가 해주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백신 맞으면 내 팔이 내 팔이 아닌 것 같아!"

"팔이 아프다 못해 없어지는 느낌이라니까!"


에이...

'나 병원생활 15년 차 김쏘야야!'

'그 정도 고통은 참을만하겠지!'

친구의 엄살이 심하다고 생각다.

그렇다!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나왔나 보다.


'아악... 내 팔이야...!'

팔이 아프다 못해 종이장처럼 갈기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


이 퉁퉁 부으면서 팔에 붙인 뽀로로 밴드가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새 후덕한 뽀로로가 되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친구야...' 

'내가 겪어보지 않고 엄살이라 생각했던 것

미안하다!'


저혈압과 구토가 동반되면서 컨디션이 훅 떨어졌다. 예측 불가 위마비 그 녀석이 눈치 없이 불쑥

찾아왔다.

'아니... 지금은 네가 나올 타이밍이 아니잖아?'

'야, 인마! 미리 기 좀 하고 찾아오면

안 되겠니?'


"김쏘야님, 수액 다시 맞으셔야 해요."

"선생님 저 혈관이 없는데..."

"주사 한 번에 놔주시면 안 될까요?"

"잘하는 선생님 좀 불러주세요...!"

"저 진짜 힘들어요..."


이제 갓 병원에 입사한 신규간호사 쌤이 호기롭게 혈관을 찾기 시작다.

"아... 김쏘야님! 혈관이  어 이렇게 없어요?"

"여기는 바늘 넣으면 혈관 터질 것 같은데..."


아아아악!!

"김쏘야님, 한 번만 더 해보고 안되면 손 바꿔 드릴게요."

"선생님, 벌써 다섯 번째예요..."


병원   수년차, 이제는 병원 체계도 조금은 알고 있다.

신규쌤이 다른 선생님들에게 부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아프지만 참고 또 참았다.


'아... 그래도 제발...'

'바늘 넣고 혈관 찾는다고 휘젓지는 말아 주세요!

'진짜 악 소리 나게 아파요!'


잠시 후...


'연차 높은 쌤들이 왜 이렇게 몰려오는 거지?'

대여섯 명의 간호사 쌤들이 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무서워!'

'지금 도망가는 건 너무 늦었겠지...?'


"김쏘야님, 똑바로 누워보세요."

"아... 진짜 혈관이 없는데...?"

"혈관이 있을 것 같은 곳에 감으로 찔러 넣어야 하겠는걸!"

"신규아, 이슬쌤 지금 바쁘니?"

"이슬쌤 좀 불러줄래?"


10 병동의 IV 여신 이슬쌤이 급하게 뛰어다.


"하아... 김쏘야님이에요?"

"주먹 쥐었다가 폈다가 해보세요!"

"손에 땀이 왜 이렇게 많이 났어요?"

"무서우니까 그렇죠. 저 주사 무서워요."

"제발... 한 번에! 한 번에 좀 놔주세요."


역시...

"오늘 이슬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니..."

선생님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무서워서 감고 있던 눈을 뜨니 이슬쌤 얼굴이 보였다.  이슬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김쏘야님, 이 바늘 빠지면 이제 혈관 없어서

안 돼요!"

새끼발가락 끝에 대롱대롱 혀있는 바늘!

"쌤, 저 그럼 슬리퍼는 어떻게 신고 다녀요?"

"바늘 빠지면 안 되니까 최대한 움직이지 마세요!"

"쏘야님, 저 내일은 오프예요."

"내일은 제가 병원에 없으니까 주삿바늘 안 빠지게진짜 조심하셔야 돼요!"


어...?

'이 귀여운 분홍색 하트그림 그려진 붕대는 뭐지?'

발가락 끝에 주삿바늘을 고정하기 위해서 부목과 소아용 고정 붕대를 감아놨다.


IV 주사의 두려움과 고통이 잠 팔의 고통을 잊게 했다. 다시 몰려오는 퉁퉁 부은 팔의 고통!


'아... 내 팔이야...!

'누가  팔 좀 돌려주세요!'

'너... 너무 아파요!'


진통제를 4시간 간격으로 맞아도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퉁퉁 부어 아픈 팔을 부여잡고 눈치 없이 찾아온

위마비로 밤새 구토하며 울었다.

'살... 살려주세요.' 


'내가 백신을 왜 맞았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맞지 않는 건데!'


밤새 구토하다 지쳐 벅꾸벅 졸았다.

진통제가 들어가고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더니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었다.


'어랏...?'

'침대 시트가 왜 이렇게 축축하지?'

'설...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불을 들춰보았다.

아악!!

'이게 다 뭐야?'

'시트가 온통 새빨간 피로 물들었잖아?'

일어나서 간호사 호출벨을 누르는데 바닥에 피가 뚝뚝 떨어졌다.


"쏘야님, 괜찮아요?"

"쌤, 저 지금 생리기간이 아닌데... "

"혹시, 날개 달린 그거 있어요?"

"쏘야님, 그걸로는 안될 것 같은데요."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잠시 후, 간호사 선생님이 새 시트와 이불, 큰 패드 그리고 깨끗한 환자복을 갖다주셨다.


'와...'

'생리통이 심하거나 그냥 지나간 적은 있어도

이렇게 엄청난 과다출혈은 처음이야...!'


'백신을 맞은 지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부터 부작용이 시작되는 걸까?'


'아니야, 그냥 지나간 사람도 많다는데...'

'나도 그냥 지나가겠지...'


'제발... 그냥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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