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다녔던 소아과는 어느새 소아청소년과로 명칭이 변경되었고,캐릭터 그림과 빨강,
노랑 알록달록 실내장식은 흰색과 파스텔 색으로 세련되게 변했다.
라테의 추억을 그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바닥에 누워서 떼를 쓰는 아이들
병원이 무서워 엉엉 우는 아이들
진료실 문 앞에서 아이들과 씨름하는 부모님들
주사 맞는 아이보다 더 아파하는 부모님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구나!'
띠리링 띠리링...
계속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 맞다!'
'나 여기 백신 맞으러 온 거였지?'
'백신은 어디에서 맞는 거야?'
진료실만 6 곳, 대기실 끝쪽에 백신 접종이라고
크게 쓰여있는 진료실을 발견했다.
"11시 코로나 백신 맞으러 오신 분들
접수하는 곳으로 오세요!"
문진표를 작성하고 백신 접종 후 유의사항이
체크된 안내문을 받았다.
"이상반응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15분 동안 의자에 앉아있다가 가세요!"
'설마... 이상반응이 생기겠어?'
백신을 접종하는 진료실 문 앞으로 갔다.
'헉...!'
'건장한 남자들만 대기실에 앉아있네!'
'혹시...'
'나처럼 뽀로로 밴드가 궁금해서 온 걸까...?'
긴 대기 줄에 서서 코로나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렸다.
'F 백신일까 M 백신일까?'
한참을 기다리니 내 차례가 되었다.
'백발의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이네?'
'한눈에 봐도 연륜이 느껴지네!'
"저... 1형 당뇨병이 있는데요"
"백신 맞아도 괜찮을까요?"
"1형 당뇨...?
"그럼 백신을 꼭 맞아야겠네!"
'휴... 다행이다!'
'1형 당뇨를 아는 의사 선생님을 만나다니...'
"한국대병원에 입원 중인가?"
'아니... 의사 선생님이 그걸 어떻게 아셨지?'
손목을 보니 급하게 나오느라 미처 빼지 못한
환자 팔찌가 걸려있었다.
"김 쏘야님, F백신 접종할게요!"
"허허허! 매일 인슐린 주사도 맞을 텐데..."
"주사 하나도 안 아프니까, 겁먹지 마!"
'어...? 주사를 맞은 줄도 모르게 끝났네!'
'다들 소아청소년과를 가라는 이유가 있었네!'
'여기가 주사 맛집이네! 맛집!'
어랏...?
'진짜뽀로로 밴드도 붙여주잖아?'
인터넷에서만 보던 소아청소년과 백신 접종 후기가 사실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김 쏘야님, 의자에 앉아서 15분 동안 있다가
이상반응이 없으면 집에 가셔도 돼요!"
의자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어지러워졌다.
'저혈당은 아닌데...'
'눈앞이 하얘지잖아?'
'온몸이 화끈거리고 속도 메스꺼워!'
'웁...!'
"김 쏘야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혈압이 너무 낮아요!"
"조금만 누웠다가 괜찮아지시면 빨리 입원한 병원으로 가세요."
"웁..."
혈압이 떨어지고 구토가 시작되었다.
눈앞이 하얘지면서 하얀 별이 반짝였다.
'아악!'
'내 팔이... 팔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
'주사 맞은 팔이 왜 이렇게 아프지?'
'뽀로로 밴드가 점점 늘어나고 있잖아?'
어느새 주사 맞은 팔이 퉁퉁 붓고 있었다.
'나... 괜찮은 거겠지?'
'빨리 한국대 병원으로 가야겠다.'
'웁...!'
*본문에 나오는 용어 설명
저혈압(Hypotension)
수축기 혈압이 90mmHg보다 낮고,이완기혈압이60mmHg 미만을 일반적으로 저혈압으로 정의.수치적인 정의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나이, 동반 질환, 생리 기능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는 것에 대한 적응이 달라지고 증상과 예후도 달라짐.
저혈압 증상
혈압이 낮아지는 속도와 이에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저혈압의 증상은 무증상부터 실신까지 다양하게 나타남. 호흡곤란, 창백, 어지러움, 두통, 피로감, 피부의 차고 축축함, 가슴의 답답함, 미열, 맥의 불규칙함, 메스꺼움, 구토, 정신 집중의 어려움, 흐린 시력, 목마름 등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음.
소아청소년과 명칭 변경
소아과라는 명칭은 1945년 광복 이후 62년간 사용되어 왔다. 이후 2007년 3월,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같은 해 6월부터 소아과 명칭이 소아청소년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