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적인 것도 하고, 밤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해봐도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누르는 것 같은가? 그건 당연하다. 왜냐하면 아직 제대로 된 근력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우울을 이길 수 있는 근력운동은 우울이라는 감정을 풀어주는 행위 이다.
대표적인 감정에는 기쁨, 슬픔, 화남, 우울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슬픔과 우울은 얼핏 보면 같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느꼈을 때는 분명한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슬픔은 표현하기 어렵지만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고 먹먹한 느낌이라면 우울의 감정은 몇 개의 막에 둘러싸여 차가운 심해에서 혼자 웅크리고 앉아있는 거 같기 때문에 이 둘의 감정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이 네 가지 감정은 생기면 꼭 풀어줘야 한다.
기쁨은 쉽다. 그냥 크게 웃으면 되고, 사람들과 같이 이 기쁨을 나누거나, 또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면 된다. 그렇게 기쁨을 풀면 된다. 화남이라는 감정은 풀기엔 다소 난폭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욕을 하거나, 화를 내며 소리를 치거나, 애꿎은 물건을 발로 차거나, 야생동물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풀면 된다. 슬픔은 그냥 눈물이 나면 나는 대로 엉엉 울면서 풀면 된다.
하지만 우울은 다른다. 우울은 심해에 여러 막에 쌓여 고요하게 있다. 그래서 감정을 푸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은 그 막을 터트릴 무언가로 도와줘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을 푸는 방법을 몰라 그대로 우울한 감정 자체를 묵혀두고, 참고, 회피하고, 자책한다.
그러면 언제나 가슴 한편에 묵직하게 나를 누르고 있는 무언가로 인해 답답함을 느낀다.
그럴 땐 눈물이 나는 영상, 책, 영화 등을 보면서 슬퍼하고 눈물을 흘려야 한다. 이렇게 내가 울고 싶어 무언가 찾기 시작하면 눈물을 흘리기 쉽지 않고, 나더라도 몇 방울 정도로 그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많은 자료가 있고, 나와 상황이 비슷한 상황의 매체가 꼭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눈물을 흘려라, 눈물이 그칠 거 같아도 계속 계속 울어라. 눈물이 멈추지 못하게 계속 힘든 것을 생각하고 보고 있는 매체에 공감하며 계속 하염없이 울어라. 소리를 지르면서 울어라. 어른은 소리 내서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안되는가? 소리치며 울어도 된다. 어차피 혼자 있는 공간인데 뭐 어떠냐? 만약 옆집에 내 우는 소리가 들릴까 무섭다면 이불을 입에 넣고 소리치면 소리는 새어나가지 않는다. 그 모습이 초라해 보이는가? 혼자인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아무 상관없다.
그렇게 계속 울어라 그칠 거 같아도 계속 울어라. 계속 슬픈 생각을 하면서 울고, 내 신세를 한탄하면서 울고,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울고, 내 후회의 선택을 생각하면서 울고, 썩어 빠진 세상이라고 욕하면서 울고, 그렇게 소리 지르면서 계속 울어라 감정을 더욱 자극시키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엉엉 소리 내서 울어라. 그렇게 초반에 계속 울다 보면 어느 순간 막힌 호수가 뚫리듯 내가 울고 싶지 않는대도 불구하고 계속 눈물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멈추지 말고 계속 울어라 울음이 끝이 날 때까지,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어라. 원망하는 사람이 있으면 원망하는 사람을 외치면서 하염없이 목 놓아 울어라. 그러다 보면 결국은 눈물이 멈추고 몸은 진이 빠지고 가슴속에 무언가가 시원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잠이 들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우울의 감정을 푸는 방법이다.
우울은 막에 쌓여 있어 그 막을 뚫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나와 같은 상황의 매개체를 보면서 우는 것인데 거기서 멈추면 그 울음은 그냥 영상 속 이야기에 대한 공감으로 끝이 난다. 그때 더욱더 막을 찢을 수 있게 계속 울다 보면 결국 막이 찢어지고, 그제야 우울 속에 숨어있던 눈물이 빠져나가 우울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을 한다면 단 한 가지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술을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술은 망각의 물이다. 내일이 되면 울었던 건 기억하지만 감정은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술을 먹지 않고 꼭 맨 정신인 상태에서 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마음속에 우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우울은 언제나 새로 만들어지는데 우울을 푸는 것이 너무 힘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