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픽션-- 올킬 솔루션 2 거북이 마켓
불안할 때는 상담하라, 그게 누구이든
찬희는 IT회사에서 인턴을 마쳤으나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대기업 연구소 혹은 게임회사로 가거나, 잘 나가는 플랫폼 회사로 영입돼 가는 친구들을 보며 찬희는 불안했다.
잘 나가는 노란 톡은 첫 연봉이 4천5백이 넘는다는 말도 있었고 사내 복지가 괜찮다는 친구들의 자랑 섞인 충고도 있었기에 찬희는 다음 기회를 노려 노란 톡에 몇 번 응시했으나 기회가 오지 않았다.
서버 개발자 영역에 자신이 있었으나 이쪽보다 사용자 경험 직군(UX) 분석가나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쪽 모집이 더 많았다.
친구들은 자리 잡아가는데 자신만 뒤쳐지는 것
같아 점점 친구도 만나지 않게 되었고,
인텔리전스 랩스 계열사를 탄생시킨 목슨 회사에
서류를 접수했으나 찬희의 고개는 점점 꺾였다.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며 우연히 본 간판,
올킬 설루션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는 점도 보러
가는데 답답한 마음이나 풀어보자고,
마침 버스는 20분을 기다려야 했기에 찬희는
올킬 설루션 문을 열었다.
찬희는 자신의 답답함을 그대로 호소했다.
"왜 면접관들은 저를 뽑아 주지 않는 거죠?
저는 충분히 잘할 자신이 있다고요?"
솔루션 전사장에게 찬희는 목소리를 높였다.
전사장은 찬희의 분노를 이해했고 안타까웠다.
찬희에게 따뜻한 차를 주었으며 찬희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충분히 들어주었다.
찬희 영민하고 책임감이 강한 청년이었고 외모도 예의도 반듯했다.
찬희가 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 찬희는 눈을 휘두리번 거리며 전사장을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였고,
전사장이 건네는 명함을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찬희는 무릎을 꼬거나
몸을 비틀지도 않았으며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전혀 없었다.
2시간이 지나 찬희의 성토는 예의 바르게 끝났다.
너는 반대로 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전사장이 오른손으로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왜 사람들은 같은 방향으로 만 뛰는 거지?"
찬희가 무슨 말인지 몰라 전사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너는 반대로 가."
네가 직접 하면 되지. 충분히 너는 그럴 능력이 있어.
"다만 네가 시도할 생각을 못한 것뿐이야.
시도해 보자고."
두 달 뒤, 찬희는 청년들에게 주는 창업자금을
지원받았다. 5천만 원이었다.
사무실을 하나 마련했고 거북이 마켓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그리고 1년 뒤 찬희는 연 매출 5억을 달성했으며 직원도 2명으로 늘었다.
거북이 마켓은 언텍트 시대 새로운 아이템으로 부각되었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거북이 마켓은 두 가지 사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가지고 있는 명품을 보관하고 돈을 빌려주는 사업,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당포 사업이었다.
두번째 명품을 팔 데, 한 달기 간 동안 명품을 살지 말지 거북이처럼 느리게 고민하는 마켓이었다.
e-거북이 전당포 사업은 코로나로 어려워진 사람들을 겨냥했다. 가지고 있는 명품의 고유번호와 물건 상태를 사진으로 올리고 이를 택배로 전송하면 고객들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었다.
약속한 기간이 지나서 물건을 찾아가지 않으면 거북이 마켓에 물건을 처분했다. 시계, 옷, 가방, 장신구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입고되거나 처분되었다.
물건을 맡긴 후 돈을 찾아간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수수료를 받았고, 또 찾아가지 않는 물건은 재탄생해 거북이 마켓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되어 이익을 남겼다.
두 번째 거북이 마켓은 느리다는 의미로 명품을 찜하고 한 달 동안 고민할 시간을 줬다.
고민할 시간을 준다는 이미지 자체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다. 물건을 사는데 천천히 고민해보고 사라니?
후딱 빨리빨리 결제하고 최대한 빨리 배송해야 하는데, 한 달 동안 살지 말지 고민하라니? 그런데 구매자들은 이런 마케팅에 흥분했다. 한 달을 기다렸다 명품을 받은 구매자들은 감탄했고, 감탄사를, 물건을 sns에 앞다투어 올렸다. 거북이 마켓에 대한 신뢰감은 거북이 수명만큼 차곡차곡 쌓였다.
그렇게 구매자가 늘어나, 사이트에 물건을 올리면 여러 구매자가 몰렸다. 물론 인기 없는 물건은 가격을 내려(어느 정도까지만)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대부분 경쟁자가 있고, 한 달 동안 경쟁자 시이에 가격 조율이 이루어진다.
이때 거북이 마켓은 말한다.
당신의 돈은 소중하니까, 큰돈을 투자할 때는 한 달 동안 신중하게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일단 찜을 할 때는 1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만약 고객의 마음이 변절해 거래를 취소할 때는 수수료
7%만 되돌려 주는 방식이었다.
끝까지 찜한 여러 명의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을 때는 가격을 높인다. 모든 거래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처 받거나 싸우는 일이 없이, 좋은 물건은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래서 두 번째 거북이 마켓은 찜부터 거래일까지 한 달이 걸리며 본인이 찜했던 물건도 취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마켓으로 성장했다. 물론 명품이니 어느 정도의 재력은 있어야 했다.
당신이, 명품의 품격을 빛나게 합니다
자신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거래에서 사람들은
보이지 않게 몰려들었다.
명품을 맡기는 사람, 명품을 사려는 사람.
또 거북이 마켓을 모르면 명품을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면서 너도 나도 회원으로 가입해 회원 보유수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회원들에게 보내는 구체적인 마케팅은 점점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나이, 성별, 취향과 스타일까지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수립되었다.
브랜드가 브랜드가 되는 로드 베이스까지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거나 디자이너의 철학까지 공유되면서 파는 건 명품이었지만 명품 철학을 파는 마켓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찬희는 웬만한 명품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그리고 찬휘는 더 많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명품 디자이너에게까지도 메일을 보내거나 SNS를 통해 접촉하기 시작해 더 많은 사업에 활용했다.
입술이 터지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과정이었지만 찬휘는 매일 힘이 났다.
취업한 친구들이 개 같은 부장 때문에, 퇴근하고도 오는 톡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을 때 찬휘가 위로의 말을 해줬다.
"그럼 때려치우고 와. 내가 받아 줄 게."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만든다
그리고 찬휘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기반을 잡았을 때, 목슨의 사업 마케팅 담당자가 연락이 왔다.
거북이 마켓을 50억에 팔라는 제안이었다. 50억이라니? 찬휘는 이 제안을 받고 또 고민했다. 직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답이 나오질 않았다.
당신이 찬휘라면
찬휘는 또 올킬 설루션을 찾았고 전사장에게 술을 대접했다. 전사장이 어떤 해답을 할지 찬휘는 궁금했고 소맥을 붓는 전사장의 목울대를 쳐다봤다.
전사장은 찬휘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녀석아 설루션 비용이나 먼저 내!"
"아... 사장님? 장난치지 마시고 어떡해요?"
전사장이 빙그레 웃었다. 술을 더 사야 말해주지.....
찬휘는 자꾸 전사장의 대답을 재촉했다. 모든 선택은 책임이 따른다고 전사장이 말하며 빙그레 찬휘를 보며 웃었다.
만약 당신이 찬휘라면?
이야기는 continue--
2회 차는 여기서 <끝>
# 돈, 성공, 부자 우리가 달리는 방향은 모두가 같다.
"어쩌면 저 높은 곳에 내가 찾고자 하는 것,
내 마음을 채워주는 것이 있을지 몰라."
- 꽃들에게 희망을 중에서 일부,
성공하거나 돈이 많거나 출세하면 뭔가
충만해질 것이라는, 그 노랑 애벌레처럼
자신이 나비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공무원을 하다가 그만두고 사업을 새로 시작한 후배를 만났다. 늘공이었 때와 달라진 점은 생기 돌던 눈빛이었다.
"공무원이면 알지 못했을 세상을, 하나씩 알아가는 게 제일 큰 재미"라고....
뿔테 선글라스를 흰머리 뒤로 넘기며, 그래도 잼 나다, 누나. 그렇게 말하는 녀석이 신기하기도 대견하기도 하며, 어쨌든 그는 행복해 보였다.
그의 선택을 응원하며 부자가 되는 집, 두루마리 화장지를 퍽 안겼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부러워서.
@머리 사진은 요기서 펌
https://m.blog.naver.com/yesyes1023/221331894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