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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Jan 17. 2020

불쌍한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

누가 진짜 나쁜 놈인가?

이전 이야기. 

https://brunch.co.kr/@sssfriend/145


 왜 그렇게 아주대병원 원장이 이국종 교수와 대립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알게 되어 소식을 전합니다.


<보건 복지부 자체 자료>


2017년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 손익 분석 표입니다.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는 2017년 210억의 매출을 올렸으나, 310억이 지출이 발생하여, 99억의 손해를 보았습니다.

 매출이 210억인데, 손해가 99억 인 회사가 있다면 그건 그냥 망한 회사입니다.

 이상합니다. 아주대병원 권역 외상센터는 전 국민이 다 알정도로 유명하고,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오는데 적자입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식당이 적자라뇨? 말이 안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식당에서 파는 짜장면 가격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천 원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비정상적인 수술 및 치료비를 정해 놓았습니다. 이국종 교수님이  <골든아워>에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상황에서 수술을 하면 수술할수록 적자입니다.


 정치인들이 수십 차례 방문하여 이국종 교수님과 사진도 찍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저렇습니다. 국가보조금을 반영해도 매년 60억 적자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병원인 Big 5가 권역 외상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로 추정됩니다.


 뉴스에서 보면,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병원에 병실이 남아도는데 왜 환자를 못 받게 하느냐고 따집니다. 왜 그럴까요?


 간단합니다. 일반 환자를 받으면 100병 상당 0.3% 이득이 발생하지만, 외상센터는 -24% 손해를 봅니다. 병원을 운영하는 병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외상센터 병상 숫자를 줄이는 게 이익입니다. 병원장은 나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니다. (다만,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이렇게 탈 많고 손해가 날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유치했다면,  그건 생각이 짧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국종 교수를 욕한 건, 명백한 잘못입니다.)


 정상적인 병원이나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국종 교수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이국종 교수 입장에서는 병상이 비어있는데도 권역외상센터에 병상을 주지 않는 병원이 미울 테고,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인데 더 많은 환자를 보려고 하는 이국종 교수가 싫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보고서를 쓴 정부마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1. '3개 병원 외상센터 평균 손익률은 –23.0%로 해당 병원의 100병상 입원부문 손익률 –1.9%에 비해 손실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됨. 일반환자 진료를 통해 얻는 수익성보 다 외상환자 진료를 통해 얻는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병원은 외상센터에 대한 투자를 기피할 수 있음' 

2. 손익분기점 분석 결과, 아주대의 경우 현재 환자수보다 34% 증가되어야만 손익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됨" (위 보고서 발췌)


하지만 알고서도 고치지 않습니다. 아니, 기껏 만들어 놓고 안 읽었을 수도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시스템 하에서는 병원장도 이국종도 피해자입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골든아워>를 놓쳐서, 수술해줄 병원을 떠돌다 사망하는 환자입니다.
그럼 이 비정상적인 수가 시스템 하에서는 누가 이득을 볼까요?


1. 일부? 정치인 및 고위 행정직입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1000명 중 한 명 있는 중증 외상 환자에게 1억을 쓰는 것보다, 200명의 사람들에게 50만 원의 혜택(MRI 급여화 등)을 주는 게 훨씬 더 많은 표를 얻거나 인기를 얻는데 유리합니다. 이는 우파나 좌파 상관없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절대로 외상 수가를 인상하지 않습니다. 생명은 소중하지만, 생명 값은 비참할 정도로 싸게 측정했습니다.

 그러다 가끔 이슈가 되면 유명인인 '이국종'과 한 번 사진 찍고, 지원하겠다 한마디 하고 끝입니다.

 

 <얕고 넓게>가 그들의 신조입니다. 어차피 표는 한 사람당 한 표입니다. 중증외상 환자 한 명에게 한표를 얻는 것보다 MRI를 싸게 찍는 200명에게 200표를 받는게 그들에겐 이득입니다.


 거기다 환자가 잘못되면 일선의 의료진이 소송에 걸리고, '의사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밝힌다'라고 욕을 먹지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정치인들과 고위 행정직은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그러다 막상 돈이 많이 들면, 지원을 철회하면 됩니다. 이 얼마나 좋습니까? 흔히 말하는 '꽃놀이 패'입니다. 보십시오. 지금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가 다투자, 그 전까지 이국종 교수 옆에서 사진찍기 바빴던 정치인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관심 많은 척 했던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있나요?>


2. 현실을 잘 모르는 다수의 국민

 일단 저렴하게 병원을 자주 이용할 수 있으니, 좋습니다.


그럼 누가 피해를 입을까요?


1. 소수의 국민

 정작 진짜 도움이 필요한 극소수의 환자들이 피해를 봅니다. 그러나 그들은 대게 육체 노동자로 사회의 영향력이나 목소리가 적습니다. 반대로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료의 귀하신 용 자제분들, 즉 흔히 말하는 천룡인들이 현장에서 일하다가 심각한 외상을 입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개, 돼지, 붕어, 개구리, 가재들만 다치고 죽습니다.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병원을 떠돌다가 수술도 못 받아보고 엠뷸런스 안에서 죽어갑니다.


2. 권역 응급 외상센터가 있는 병원과 거기서 일하는 의료진

 돈이 안되는데 괜히 사명감으로 했다가 적자는 적자대로 나고, 몸은 몸대로 상합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 최고의 Big 5는 이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권역 응급 외상센터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일은 일대로 힘든데, 병원에서는 적자가 난다고 찬밥 대우를 받으니, 소수의 뜻있는 사람들조차 버텨내지 못합니다.  


 이런 문제가 많은 권역 외상센터(현 의료시스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보조금을 늘린다.

 ==> 국가 정책을 그들은 손바닥 뒤집듯 바꿉니다. 10년은커녕 1년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과 고위 정치인이 칼자루를 쥡니다. 병원은 환자를 보기보다 정치인, 공무원 비위 맞추기에 바쁩니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보다 감사나온 귀하신 분들 접대에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그래야 내년에도 보조금이 나올 테니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설픈 아마추어가 도움은 커녕 해가 되는 조건 및 정책을 만들고는 무조건 따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갑 중의 갑질을 하는 건 기업도 아니고 바로 정치인과 고위 관료입니다.


2. 국가가 운영한다

 엄청난 적자는 물론이고, 국가에서 병원들을 한 번 보시면 참........ 그래서 국가가 운영 아니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보조금을 준다는 명목하에 억지로 병원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3. 수가를 시장에 맡긴다.

 ==> 가격 상승은 불 보듯 뻔합니다. Big 5가 최신의 기술로 경쟁할 것입니다. 119보다 현장에 병원 헬기가 먼저 도착할 겁니다. 다만 1명당 병원비가 1억 이상은 나올 겁니다.


4. 진료비 수가를 적절히? 인상을 한다.

==> 정치인들과 고위 행정직이 표와 인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쥐꼬리만큼 보조금을 주면서 사사건건 사소한 것으로 트집을 잡으며, "보조금을 삭감하겠다 말겠다"는 '갑질' 앞으로 계속될 겁니다.


 무너진 사회와 시스템에서 개인은 운이 좋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절대로 크게 다치지 마십시오. 당신을 기꺼이 맞아줄 병원은 국내 어디에도 없습니다.    

 Good night and good luck!!!!



 분노로 인해, 문체가 거칩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혹시나 제 글을 읽고 화가 난 천룡인들께서는 못난 개, 돼지, 붕어, 가재, 그리고 개구리가 짖는다고 생각해 주시고, 소송이나 법적 대응은 자제 해 주십시오.  

 표지 사진은 구글에서 <이국종, 정치인, 사진>으로 검색하여 가장 먼저 나온 사진을 참고 하였습니다. 특정 정당, 정치인과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이런 글은 기자나 방송사가 보도를 해야하는데, 참다참다 제가 쓰고 있습니다. 제는 아름다운 이야기만 써야겠습니다. 변변치 않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년 1월 21일 오후 4시 이국종 관련 최신 업데이트 합니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001211520062771


"'병원이 왜 자꾸 적자라는 얘기가 나오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조작을 한 거다. 그러니까 그딴 식으로 얘기하는 게 굉장히 질이 나쁜 거다"라며 "아주대학교병원이 작년 같은 경우 수익이 얼마나 난 줄 아냐. 500억이 넘는다." 

 이국종 교수의 발언입니다.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의 2017년, 2018년 손익계산서 첨부합니다. 

출처: https://www.ajou.ac.kr/main/intro/closing.jsp

    아주대학교 병원은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5676억 매출에 영업이익 623억, 당기 순이익 36억이었습니다. 2017년은 매출 5140억에 영업이익 259억, 당기 순이익 69억이었습니다. 2017년 권역외상센터에서 적자 규모가 60억입니다. 


 이국종 교수는 방송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익이 500억이 넘는다고 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는 영업 이익을 의미한 것 같습니다. 2017년 당기 순이익은 69억, 2018년은 36억입니다. 2019년도 기록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36억이던 영업이익이 갑자기 500억이 될 리는 절대 없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달아주신 한 분이, 고유목적 사업비가 너무 많다는 부분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불투명한 부분입니다. 아주대병원이 10번 항목, 고유목적사업비에 대한 내용을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고유목적 사업비와 상관없이 권역응급외상센터는 적자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저의 책 <너의 아픔, 나의 슬픔> 많이 사랑해주세요. 

<깨알 같은 책 광고>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29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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