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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Jun 22. 2021

정신과의 죽음, D-day 558일

정신과 병실 면적 확대가 불러올 멋진 신세계

내 최고의 인기글인 

https://brunch.co.kr/@sssfriend/282

 정신과 병원에서 20년째 입원하고 있던 환자 이야기였다. 환자분도 나와 마찬가지로 의사이자, 전문의였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반전이 있기에 더운 여름에 읽기 좋은 글로 꼭 한 번 읽기를 바란다.  


<선생님, 정말 잘 생기셨어요. 영화배우 하세요.>는 사실 그다음 글 

https://brunch.co.kr/@sssfriend/281

을 위해서 쓴 것이었다.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남역 묻지 마 살인사건>을 분석하고, 예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를 고민하는 글이었다. 간단히 말해 조현병이나 특정 정신과 질환은 만성화 경향이 있으며,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지속적인 치료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2020년 1월과 2월 대구, 정확히는 청도 대남 정신병원에서 대규모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정신병원 특성상 폐쇄병동을 운영하고, 각종 놀이치료 등으로 밀접 접촉이 많기에 병원 5층에 위치한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는 환자 102명 중 무려 101명이 확진되었다. 

 이에 정부는 급히 관련 법안을 만든다. 

http://www.mindpo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5125

 간단하게 말하자면, 환자 1인당 면적을 넓히라는 것이었다.  신규 병원은 2021년 3월부터 적용되었고, 기존의 병원은 유예를 두고 2023년 1월부터 적용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대환영이다. 호텔로 따지자면, 가장 기본적인 스탠더드 룸에서 더 넓은 딜럭스룸으로 바뀐다. 1인실에 해당하는 스위트룸은 로열 스위트룸으로 자동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병원 입장은 어떨까? 기존의 병원은 갑자기 건물을 증축하기 어려워 병실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기존에 100명 환자를 받던 병원은 60명으로 줄여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문제는 돈이다. 환자가 40% 줄면, 수가는 66% 올라야 한다. (0.6X1.66=1) 하지만 수가를 올려준다는 말은 없다. 새롭게 오픈하는 정신과 병원은 아예 없고, 상당수의 많은 정신과 병원들이 몇 년 이내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그럼 기존에 입원해 있던 정신과 환자들은 어디로 갈까? 정신과 환자 특성상 장기간 입원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정신과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조현병은 1/3은 입퇴원을 반복하며 장기 입원을 한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갈 곳이 조만간 없어진다. 그렇다고 정부가 국립 정신병원을 늘린다거나, 재활을 돕는 사회 복지 시설 등을 늘린다는 계획도 없다. 

https://www.medigatenews.com/news/3402962582

 

 한국을 들썩였던 20대 여자를 칼로 찌른 <강남역 살인사건>, 아버지를 잔인하게 죽인 <남양주 존속 살인 사건> 모두 치료받지 않은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살인이었다. 정신과 입원 병실이 40% 주는 것으로 모자라, 정신과 병원이 줄 폐업하고 대학병원조차 입원병실을 줄일 2023년부터 이제 이런 뉴스들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뉴스로만 본다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정부가 손을 대는 곳마다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다.

 2021년 6월 22일 기준,  D-day: 558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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