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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Nov 30. 2023

지방에 없는 건, 의사와 병원이 아니다

공공의 민낯


최근 지방 의료 및 필수과 관련하여 의대 증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은 <의료 취약지>를 언급하면서, 의사를 많이 뽑으면 낙수 효과로 경쟁에서 밀려난 의사들이 지방으로 가서 바이탈과를 할 거라는 망상에 젖어 있다.


 그런데 과연 지방 의료 거기다 필수과는 의사 즉, 공급 부족 문제일까?


 몇 년 전, 분만 취약지라는 철원에 산부인과와 공공 산후 조리원이 들어섰다. 보건복지부와 지차체가 총사업비 22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규모의 산부인과를 증축하고 최첨단 정밀초음파 및 인큐베이터 등 의료장비를 갖추었다.


 2020년 5월 이후, 2022년 1월 13일까지 이용한 산모는 43명이었다. 2021년 철원군 보건소에 등록된 산모 261명 가운데 철원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는 32명에 불과했다. 산모 10명 중 9명은 아직도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 원정 출산을 떠난다는 말이다.


 이는 다른 곳도 유사하다.

 2023년 2월 홍천군에 역시나 보건복지부 ‘분만취역지 산부인과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아름다운 병원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2023년 홍천에서 200명의 출생아가 태어났지만, 아름다운병원을 이용한 아이는 6명이었다.


 그러니까 지방에 부족한 것은 의사나 병원이 아니라, 환자다. 사람들은 처음에 지방에 의사와 병원이 없다고 떼를 쓰다가도, 막상 의사와 병원이 생기면 더 좋은? 곳으로 간다. 결국 돈은 돈대로 쓰고, 인력은 인력대로 낭비된다.


 의대증원을 늘리면, 지방의료가 살아나고, 필수과 문제가 해결될까? 청년 실업자가 넘쳐도, 아무도 지방 중소기업은 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지방에 병원과 의사가 넘쳐도 환자는 지방 병원에 가지 않는다. 지방에는 병원이 없는 게 아니라 환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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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철원군에 산부인과와 공공 산후 조리원을 지는데 22억이 들었다. 이 돈을 철원병원에서 출산한 산모 32명에게 나누어 주면 1인당 7천만 원이다. 내가 산모라면, 철원에 산부인과 병원을 지을 돈을 그냥 나에게 달라고 하겠다.


 홍천읍 갈마곡리 일대에 66억 원을 투입하여 공공산후조리원을 짓겠다는 생각은 누구 아이디어였을까? 그리고 66억 원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라는 누구의 말이 떠오른다. 정치인들의 세금 쇼는 이제 그만두고, 어떻게 돈을 현명하게 쓸 지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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