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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리의사 May 30. 2024

군병원 패싱 사건

훈련병 사망 사건에 부처-


 5월 23일 오후 5시 20분 강원도 인제에서 훈련을 받던 군인이 쓰러졌다. 속초 의료원에 도착한 시간은 6시 45분. 속초 의료원에서는 각종 검사를 통해 열사병과 근육이 녹아내리는 횡문근 융해증,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중환자실 및 망가진 신장을 대신하는 지속적 신대치요법 (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CRRT)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전원을 의뢰하여, 훈련병은 9시 40분경 강릉아산병원에 도착하여 치료받던 도중 25일 사망했다. 

 우리나라에는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고양병원, 양주병원, 포천병원, 춘천병원, 홍천병원, 강릉병원, 수도병원, 대전병원, 함평병원, 대구병원, 구리 병원까지 무려 13개의 국군병원이 있다. 거기다 의료취약지라는 강원도에만 춘천병원, 홍천병원, 강릉병원 3개가 있다. 


 하지만 이번 훈련병 사망 사건에서는 그 어떤 군 병원도 나오지 않는다. 왜 젊은 군인은 무려 13개의 군병원을 놔두고 속초 의료원에서 강릉 아산병원으로 갔을까? 이번 사건에서 놓치고 있는 핵심은 있으나 마나한 군병원과 부실한 군의료체계가 아닐까? 


 


그 와중에 몇 개월 전부터 군병원은 최근 민간에게 병원을 개방하여 환자를 본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서기까지 했다.  총 1,123명. 많아 보이지만, 84일간 12개 병원에서 하루에 본 환자 수를 계산하면 1.11명이 된다. 차마 입에 담기 부끄러운 숫자다. (1,123/84(일)/12(병원)= 1.11 명 (병원당 본 하루 환자) 그중에서 인터뷰에 나온 성남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이 593명을 보았다. 그럼 나머지 11개 병원은 하루에 0.5명도 안 본 것이다. 군인조차 제대로 볼 수 없으면서 민간인을 진료한다고 쇼를 한 것이었다. 거기다 국방의대 신설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정작 군 병원의 근본 목적인 군인 치료조차 못하면서 말이다.  


 우리나라 진료는 1류가 민간, 2류가 공공의료(각종 의료원), 3류가 군의료이다. 이번 <훈련병 사망 사건>에서 그 면모가 여실히 드러났다. 3류인 군병원을 패싱 하고, 공공 기관인 속초 의료원은 민간인 강릉아산병원으로 환자를 전원 보냈다. 우리는 언제 민간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의료원이나 군병원에서 받아서 진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지다 안타깝게 사망한 젊은 훈련병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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