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한 사람이 쓰러지자, 옆에 있던 이가 심폐소생술을 하려고 달려들었다. 그러자 의사(내 친구)가 나서서 심폐소생술을 하려는 사람을 말렸다. 심장이 멈춘 사람에게 하는 심폐소생술을 심장이 뛰는 사람에게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뉴스에서 “지나가는 행인이 심폐소생술로 쓰러진 사람을 살려”와 같은 미담이 자주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는 것은 교육을 받더라도 쉽지 않다. 거기다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또 하나 있다. 눈앞에서 쓰러진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이 정말로 필요할지 필요하지 않은 지 감별하는 것이다. 심장이 완전히 멈추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의료진에게도 쉽지 않다. 의사가 경동맥을 촉진했을 때도 정확성은 100%가 아니라, 80~90%이다.
갑작스런 심정지의 경우, 다시 심장이 뛴다고 할지라도 중환자실에서 며칠은 치료를 받게 된다. 심장이 갑작스레 멈추었다는 것은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case 2. 이 환자는 모야모야병이었다. 모야모야병은 실신이 흔하다. 이 경우는 심정지가 아니었다>
심폐소생술의 경우, 심장을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실시한다. 이는 상당한 고통뿐 아니라, 갈비뼈 골절, 폐 및 심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기립성 저혈압, 미주신경성 실신, 뇌전증 등으로 잠시 의식을 잃은 이에게 심폐소생술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된다.
우리는 미담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나가던 행인이 쓰러진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려냈다.” 삭막한 시대에 아름다운 이야기다. 하지만 심폐소생술로 깨어난 사람 중에는 정말로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아난 사람도 있고, 심폐소생술을 안 했어도 살 사람도 있고, 심폐소생술 때문에 다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현실은 거짓과 진실 사이 어딘가에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