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 27
오늘 소개할 영화는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입니다.
이 영화는 조선 인조 때 일어난 ‘병자호란’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시 서인들이 주도한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인조는 이른바 ‘친명배금’ 정책을 추진합니다. 그러니까 광해군 때는 쇠약해져가는 명나라와 점점 세력을 확장하는 후금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쳤는데요. 인조 때 와서는 후금을 오랑캐 나라로 여기면서 멀리하게 됐습니다. 그러자 후금은 조선과 전쟁을 일으켰는데, 이게 1627년에 일어난 ‘정묘호란’입니다. 그 후에 후금은 청나라로 국호를 바꾸고 9년 뒤에 다시 조선에 쳐들어오게 됩니다. 이 사건이 바로 영화의 모티브가 된 ‘병자호란’입니다.
영화는 김훈 작가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소설은 청나라 군대가 침입한 것에 대해서 항전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항복을 할 것인지 왕과 신하들 사이의 논쟁에 집중합니다. 동시에 이런 무의미한 말싸움을 하느라 백성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는 국가의 무책임함에 일침을 가하는데요. 영화 역시 원작의 결을 그대로 살려서 이러한 부분을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극화한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증을 철저히 했다기 보다는 실제 사건에 영감 정도를 받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훈 작가의 책을 보면 서두에서 실제 역사와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분명히 명시해 놓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인 팩트와, 허구인 픽션을 결합한 역사영화입니다.
또 당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 기대한 것 중에 하나가 조선과 청나라의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이었어요. 그러니까 전쟁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물론 그런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고요. 이 영화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왕과 신하들 사이의 논쟁과 전쟁 통에도 삶을 이어가려는 민중들의 생명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쟁영화라기보다는 일종의 정치영화이자 사회문제영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남한산성>에 관한 제 해설이 조금 더 궁금하시면,
11월 15일(일) 오후 6시 18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FM105.9)를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