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 26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종필 감독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입니다.
이 영화는 명시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사건을 표방했다고 밝히진 않았는데요. 영화의 오프닝 장면에서 “1990년대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이 정도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근데 영화 내용의 정황상 1991년에 발생했던 ‘낙동강 페놀 유출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은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두산전자 구미공업단지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페놀 30톤과 1.3톤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건을 말합니다. 구미에서 유출된 이 페놀이 나중에는 부산의 상수원에서도 검출돼서 낙동강 유역 일대가 대부분 페놀로 오염되는, 사실상 국가적인 재난이었습니다.
영화는 이 사건을 상당히 감각적인 코미디로 풀어냅니다. 삼진그룹이라는 기업에서 고졸 말단 직원으로 일하는 자영, 유나, 보람 이 세명의 여성이 주인공인데요. 이들은 능력이 참 뛰어난데, 단지 고졸 사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진급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자영이 잔심부름으로 회사 공장에 갔다가 우연히 페놀이 유출되는 걸 목격하게 돼요. 그래서 자영이 유나, 보람과 함께 회사의 내부 비리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영화는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이라는, 어떻게 보면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어요. 근데 이걸 코미디로 잘못 접근하면 자칫 가볍게 묘사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영화가 그런 균형을 상당히 잘 맞추고 있고요. 90년대의 풍경을 영화 곳곳에 굉장히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어서 장르적으로나, 볼거리로나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관한 제 해설이 조금 더 궁금하시면,
11월 8일(일) 오후 6시 18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FM105.9)를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