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 28
오늘 소개할 영화는
황동혁 감독의 <도가니>입니다.
이 영화는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청각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였는데요. 학교 관계자들이 2000년부터 5년 동안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혹한 성폭행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고, 또 공지영 작가가 소설로 출간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긴 했는데, 크게 공론화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에 영화가 개봉하고 45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동원하면서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전 국민적인 공분이 일었고, 그제서야 관계 기관이 감사에 나서고 재수사에 들어갔는데요. 그러니까 영화라는 매체의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화는 2009년에 출간한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지영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흥미로운데요. 공지영 작가는 당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인 이지원씨가 <한겨례신문> 인턴기자로 일하면서 광주 인화학교 문제를 취재했던 기사에 영감을 받아서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이지원씨는 당시 <한겨레신문>이 2006년 9월에 별지로 제작한 기사를 통해서 인화학교 실상을 고발했는데요. 말하자면 한 인턴기자가 쓴 기사가 <도가니>라는 소설과 영화, 그리고 법까지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가니>는 ‘사회문제 영화’로서의 장르적 특징을 보입니다. 이 용어가 좀 생소하게 느껴지실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해서 ‘사회고발 영화’라는 용어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모든 영화에는 많건 적건 사회적 측면이 들어가기 마련인데요. 사회문제 영화는 바로 그런 사회적 측면을 쟁점화 시켜서 특별히 부각하고 강조하는 영화입니다. 동시에 그 어떤 장르보다 규격화나 관습화가 되어 있지 않고 사회적 현실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문학에도 ‘고발문학’이라는 장르가 있는데요. 사회의 각종 문제를 문학을 통해 지적하고 적발해서 시정하고자 하는 문학을 말합니다. 공지영 작가의 원작 소설 역시 고발문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죠.
영화 <도가니>에 관한 제 해설이 조금 더 궁금하시면,
11월 22일(일) 오후 6시 18분, TBN(강원) <달리는 라디오> - ‘어떤 영화, 진짜 이야기’(FM105.9)를 들어주세요.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TBN 교통방송’ 앱을 다운로드하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