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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석주 영화평론가 Dec 19. 2022

밋밋한 서사와 화려한 영상미

영화 <아바타 : 물의 길>(2022)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 물의 길>은 2009년에 개봉했던 <아바타>의 후속작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현재 <아바타>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이 영화는 총 29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는데요.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3조 7천억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아바타>는 한국에서도 14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들면서 크게 흥행했어요. 한국 역대 외화 최고 흥행작이자 외화 중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바로 <아바타>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영화에는 '판도라'라는 행성이 나오는데요. 판도라에 값비싼 광물이 묻혀 있어요. 인간들은 그 광물을 채취하기 위해 판도라에서 대대적인 발굴 작업에 착수합니다. 판도라의 원주민이 '나비족'이고요. 인간들은 나비족과 잘 지내기 위해서 인공 육체를 만드는데, 그게 바로 아바타입니다.


1편에서는 하반신이 마비된 해병 '제이크 설리'가 아바타로 변신해서 나비족의 일원이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네이티리'라는 나비족과 결혼하고, 나비족을 몰살하려는 인간에 대항하게 됩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했던 나비족에 제이크 설리가 진심으로 동화한 거죠. 2편은 다시 판도라 행성을 침공한 인간과 맞서 싸우는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의 분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바타> 시리즈는 3D 기술을 제외하면 서사적으로 굉장히 평범한 영화입니다. 앞선 언급처럼 이 영화는 누군가의 터전을 훼손해 잇속을 챙기려는 인간과 그것을 지키려는 외계인의 대립이 기본 세팅이거든요. 사실 이런 주제는 너무나 흔한데, <아바타> 시리즈는 그 흔한 서사를 3D 기술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충격에 가까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1편에 이어 2편 역시 극장에서 3D로 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극장에서의 체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바타>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함께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감독입니다. 문자 그대로 할리우드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앞서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1위가 <아바타>라고 말씀드렸는데, 3위가 바로 <타이타닉>이거든요. <타이타닉> 역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작품이니까 그 두 작품만 거론하더라도 그가 세계영화사에 얼마나 거대한 족적을 남겼는지 알 수 있죠.



2편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 가족은 자신들이 원래 속한 '오마티카야족'을 지키기 위해서 물의 부족인 '멧케이나족'으로 편입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에는 물의 이미지가 참 많이 등장하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는 제이크 설리의 둘째 아들인 로아크와 툴쿤이라는 고래가 교감하는 장면입니다. 그들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순간 카메라가 심해에서 그 둘을 롱쇼트로 포착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둘 다 집단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인데요. 비슷한 처지의 그들이 손을 맞잡고 떠 있는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바다의 어둡고 차가운 색감과 이질적인 조화를 이뤄 무척 인상에 남았습니다. 마침 네이버 영화에 스틸컷이 있어서 위에 첨부합니다.


1편이 이종(種) 간의 교감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면, 2편은 가족과 환경에 천착합니다. 두 단어만 딱 들으셔도 이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짐작 가실 텐데요. 가족은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그 방어선을 가족에서 자연으로 점차 확장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가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나를 지키는 것이 우리 가족을 지키는 것이고, 우리 가족을 지키려면 우리 사회와 자연이 건강해야 하잖아요. 다소 뻔한 주제이지만, 그것을 연출과 화려한 3D 기술로 녹여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영화는 12월 18일(일) 오후 2시 30분, TBN(강원) 두시N영화관(FM105.9)에서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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