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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잘했던 바닷바람. 피란.

Dear my friends to Piran

한 여름에 접어들기 시작했던 6월의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숙소에서 핸드폰으로 페이스북을

하고있다가 슬로베니아 검색어에 우연히

나오게 돼었던 피란.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에 나온 곳이었다.

나는 드라마를 보진않았지만 뭐랄까.

마치 흘려버린것처럼 류블라냐 버스터미널에서

피란행 버스를 끊었다.

그렇게 3,4시간을 달려 도착한 피란은

바닷바람의 짭잘함이 그대로 전해졌었다.

근데 말이다. 그 바닷바람이 지금도 생각나는건

뭘까.

피란의 골목길을 따라가보니 파스텔톤으로

덮혀진 건물들을 보았다.

음 뭔가 낯이 익은 건물들? 알고보니

베니스의 "부라노섬"이랑 비슷하더라.

이때까지만 해도 생각도 안했다만

슬로베니아 피란은 이태리"베니스"

크로아티아"두브로니크"와 근접해있던 도시였다.

자세한건 뒤에 얘기하겠다만

이렇게 여유로운 휴양도시에 나 혼자 왔다면

좀 힘들었겠지만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으니

지금와서 보니 행복한 기억이었나보다.

그래 이런곳에서 술이 빠질수가없다.

안주? 그런게 뭐가필요할까

그낭 길거리시장에서 파는 납작복숭아를

사들고 맥주 두캔을 놓고 돌벽에 걸터앉아

넓은 아드리아해를 보니까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조용히 맥주부딪히는 소리와

가만히 바다를 보는게 이곳에서 할일이다.

맥주 한캔을 딱 비우고. 성벽길을 따라 뒤쪽으로

올라간 후 뒤를 돌아보니까 말도안돼는

곳이 나왔다.

주황색 지붕의 건물들이 아드리아해에 둘러쌓여

있는 피란.

베니스의 부라노섬, 크로아티아 두브로니크를

보고 피란을 온게 참 다행이더라.

피란은 그 두 곳을 합쳐놓은 곳이었다.

신나하면서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날이 추워진 겨울이다.

성벽길을 내려와서 다시 광장으로 내려가다가

갑자기 어떤 가게로 쏙 들어가버린

그 친구를 따라 나도 따라들어갔다.

"진짜이뻐, 지금까지 본 가게중에서"

알았으니까 사진좀 찍자는 내 표정에

뾰루퉁해지곤 다시 쏙 나가버리고

난 남아서 사진을 찍다보니 가게주인은

젊은 여성분이었는데 일일이 수작업으로

나무를 파고 돌을 색칠하시고계셨다.

"크왈라" 라는 말을 한뒤 조용히 나섰다.

6월에 피란은 햇빛이 엄청났지만

바람결이 느껴질만큼 시원했었던 피란이었다.

누워 낮잠을 자던 돌담벽이 섭섭한

이 기분은 뭘까.

"우리는 모두 시한부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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