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주지 않는 사랑이란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by 윤선

부모도 사람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도 자식마다 다르게 흐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놈은 더 마음이 잘 맞고, 어떤 놈에겐 걱정이 많고, 그냥 그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마음을 공평하게 느끼게 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콩이와 두부를 키우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그렇구나 느꼈다.

콩이는 세 달 무렵부터 나와 함께였고, 내 전부였다.

두부는 콩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나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우리 가족이 되었다.

처음부터 마음이 같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나는 노력했다.


간식 줄 때, 한 아이만 먼저 주지 않으려고 순서를 번갈아 가며 바꿨다.

콩이 한 번 쓰다듬었으면 두부도 콩이 몰래 두번 쓰다듬었다. 혹시나 말을 걸때도 균형을 맞추려 애썼다. 내 마음의 차이가 행동에서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나만의 방식이었다.


사랑은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상처는 행동에서 생긴다. 주는 사람은 마음을 기준 삼지만, 받는 사람은 행동을 기준 삼는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의 크기보다 그 사랑을 어떻게 느끼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어머니는 종종 그런 말씀을 하신다.

“OO 이는 아빠가 용돈도 훨씬 더 많이 주고, 축구교실도 돈이 없어서 혼자만 보내줬어. (시동생)는 못 보내주고."

그 말이 의외였다. 그걸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도 의아했고, 시동생이 느꼈을 상처가 먼저 떠올랐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몰랐다고 했고, 건너 듣기로 시동생은 마음에 남아있다고 했다.

나는 사랑이 다 사랑이라도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가 결국은 마음에 남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우리 아빠는 정말 공평하신 분이었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자랐고,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런데 남편의 대답을 듣고 혹시 나만 그런가 싶어 동생에게 물어봤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아니라고.

난 그 말이 좋았다.

우리 둘 다, 차이를 느끼지 않고 자랄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가 마음뿐 아니라, 행동에서도 공평하려 애쓰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생의 결혼식날 아빠가 농담처럼 말하셨다.

“너는 백점! ㅇㅇ이는 50점. 저놈이 드디어 나가네!"

아빠에게 그건 그냥 점수였고, 사랑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걸 나는 안다.


나는 두부가 죽었을 때 깨달았다.

사랑은 시간도, 기억도, 조건도 필요 없는 감정이라는 것을.

내가 먼저 선택하지 않았고, 더 오래 함께하지도 않았지만 두부를 잃었을 때의 그 감정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사랑은 그냥 사랑이구나.

있는 그대로, 이유 없이 존재하는 마음.


하지만 그 마음이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나는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상대에게 있어야 한다. 그걸 만드는 건 표현이고, 태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사랑은 마음이지만, 관계는 표현이라는 것을.

부모든, 보호자든, 누군가에게 주는 입장이라면

그 사랑이 느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사랑이 마음에만 머물면, 그건 기억되지 않는다.

공평하게 느끼도록.

그것이 사랑을 오래 남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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