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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밧 Apr 15. 2020

다양한 문화의 향연, 프로제발스키 카라콜

[파르밧 모험 여행 ➅]  카라콜 가볼만한 곳


우뚝 솟은 산, 끝없는 호수, 빙하와 초원이 펼쳐지는 곳. 카라콜은 이시쿨 주의 주도이다. 수도인 비슈케크에서 380km 떨어져 있다. 트레킹, 스키, 아웃도어 메카로 성장하고 있다. 도시의 이름은 프로제발스키(1839 -1888년. 러시아 지리학자. 탐험가)로 불리다 소련의 해체로 지금의 카라콜(Karakol)로 변경되었다.    

 



시내 탐방에 나섰다. 제일 여행자 다운 시간이다. 정해진 곳 없이 방향을 따른다. 너무 많은 곳을 검색하다보면 갈 곳도 많아지고 욕심 때문에 피로도만 높아진다. 숙소는 시내와 떨어진 한적한 곳이다. 도로엔 침엽수림 가로수가 시원스레 뻗어 있어 산책겸 걸어도 충분하다. 자전거를 탄 꼬마가 달려와 멈춘다. 어른들이 탈 크기라 버거울 텐데 잘 탄다. 금발을 한 소녀 얼굴엔 주근깨가 가득하다.     


“안녕, 사진 찍어줄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포즈를 취한다.     


그러고는 손을 흔들며 ‘휭~’하니 사라진다. 심심하던 차에 외국인이보여 호기심이 생긴 모양이었다. 해맑은 아이들은 천사의 눈을 가지고 있다. 그 눈을 바라보면 나의 마음도 깨끗해진다. 기억속의 여행지엔 언제나 아이들이 있었다.     



▲ 자전거 타는 금발의 소녀
▲ 도시 어디나 가로수 나무들이 즐비하다




프로제발스키는 20년 간 중앙아시아 일대를 탐험한다. 25세의 나이에 몽골, 중국, 티벳 탐사계획을 세운다. 중국과 경계를 이루는 계곡과 고산지역을 조사하고 아시아로 넓혀간다. 몽골 브리야트를 거쳐 베이징에 도착한다. 현재 멸종하지 않고 남아있는 유일한 야생마 프로제발스키 말을 발견한다. 티벳 불교의 성지 라사에 가기위해 순례자들의 행렬에 합류한다. 높은 산을 넘으며 고산증과 기상악화로 난관에 부딪힌다. 달라이라마는 이교도인 탐험대에게 돌아가라고 한다. 카라콜은 탐사를 위한 베이스 캠프 같은 곳이었다. 새로운 탐사를 꿈꾸던 그는 1885년 4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이식쿨 호수 근처 그의 무덤에는 청동 독수리 기념비가 있다.     


군사적 요충지로 개발된 도시는 바둑판처럼 블록이 나뉘어 있다. 곳곳에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원이 많이 있다.     


빅토리 파크(VICTORY PARK)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병사들을 기리는 기념 공원이다.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이 되고 꽃들이 많은 정원이다. 키르기스인들의 아픔도 함께하고 있다. 스탈린 정권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기념비가 있다. 1916년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키르지야 지방을 식민지화한다. 이주한 러시아 사람들과의 차별정책에 원주민들 반란이 일어나게 되고 학살이 자행됐다. 키르기스인들은 중국으로 탈출하게 된다. 신장 위구르에는 16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주정부청사가 있는 중심가로 이동한다. 거리에 꽃가게들이 많이 있다. 형형색의 조화와 생화들이다. 교회에 헌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근처에 1985년 세워진 목조 건물로 유명한 러시아 정교회가 있다.     




▲ 빅토리 파크. 2자대전 승전 기념탑은 도시마다 볼 수 있다. 소련시절 레닝동상과 기념공원을 많이 만들었다




삼위 일체 대성당(HOLY TRINITY CATHEDRAL)     


키르기스스탄은 75% 무슬림이 대부분이지만 20%의 정교회 신자들이 있다. 이식쿨 주에 처음 세워진 교회는 카라콜 시내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주둔하는 수비대 병사들을 위한 예배당이었다. 1889년 지진으로 교회가 파괴되고 인명피해도 컸다. 교회를 재건하는데 6년이 걸렸다. 자리를 옮겨 시내 중심에 목조 건물을 세우게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가장 아름답게 장식 된 교회로 유명하다. 1917년 혁명 이후엔 학교, 스포츠 홀, 극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다. 화려한 5개의 돔음 새로 복원된 것이다. 독립 이후 신자들을 중심으로 번성하고 지역사회 지원의 중심에 있다. 예배당에 들어갈 때 여자들은 스카프를 착용해야한다.     




▲  러시아 목조 정교회 (Holy Trinity Cathedral)
▲  교회 앞의 꽃 가게들이 많이 있다




카라콜 역사 박물관(KARAKOL HISTORICAL MUSEUM)     


카라콜 주변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거대한 청동기와, 토기, 암각화, 보석들이다. 이식쿨의 촐폰아타 주변에서 BC2000년 ~ AD 6세기 암각화들이 발견된다. 사냥. 동물. 사람얼굴등 돌에 새겨진 그림들을 통해 선사시대 문화를 추정한다.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지도의 중심에 이시쿨 호수가 있다. 특별한 사진들도 볼 만하다. 20세기 여행자이자 언론인, 사진가였던 엘라 마일라트(Ella Maillart 1903-1997)의 작품들이다. 그녀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1932년 중앙아시아를 두루 다니며 유목민을 연구하고 기록으로 남긴다. 125점의 사진들을 통해 생생한 삶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 아식쿨 호수 주변에서 출토된 청동 기와
고다의 실크로드 지도, 그  중심에 이식쿨 호수가있
▲ 엘라 마일라트 사진전. 키르기스스탄의 자연, 문화. 사람들에 관한 작품들을 본다




도로를 사람들이 가득 메웠다. 길거리 퍼레이드 행렬이다. 군인과 경찰, 소방대의 퍼포먼스. 일반 군인들부터 특수복장을 한 대원들이 일사분란하다. 유니폼을 입은 관공서 직원들, 학생들도 깃발과 슬로건이 적힌 팻말을 들고 지나간다. 사회자는 매 팀이 지날 때마다 소개를 하고 끊임없이 줄이 이어진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공연이 시작된다. 화려한 전통 복장을 입은 팀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멋진 춤과 음약에 모두들 환호한다. 군무처럼 맞춘 동작들은 오랜 시간 준비한 노력이 보인다. 남녀모두 다양한 형태의 모자를 쓰고 있다. 유목민 문화의 하나이다. 어른 대부블이 칼팍(kalpak)을 쓰고있다. 겨울에는 머리를 따뜻하게 보호하고 여름에는 열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여자들은 원뿔 모양의 쇼쿨로(shokulo)로 장식한 모자다. 키르기스스탄은 80여 다민족이 국가를 이룬다. 그들의 유목 문화는 의복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와 비슷한 외모의 사람들이 많아서 친근함이 든다. 행복한 사람들이 펼치는 멋진 공연이다.    

 



▲ 전통 복장을 한 공연팀, 화려한 문양, 여자들이 쓰는 고깔모를 쓰고 있다




둔간 모스크(DUNGAN MOSQUE)     


중국풍의 모스크 건물은 특이했다. 1880년대 카라콜의 인구는 둥간족(1880년대 청나라의 박해를 피해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무슬림)의 유입으로 급증했다. 1910년 완공된 사원은 카라콜의 둥간족 공동체를 위해 지어졌다. 중국 건축가가 설계한 목조건물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불교 양식을 반영하였다. 1933-43년 정부에 의해 폐쇄 되었지만 모스크는 계속 예배 장소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둥간족 뿐 아니라 모든 무슬림에게 개방되었다. 건물의 빨간색은 악으로부터 보호, 노랑은 부의 번영, 노랑은 행복을 상징한다. 현재 둥간은 키르기스스탄에 6만여 명. 카자흐스탄에 3만여 명이 살고 있고 일부는 러시아에도 거주하고 있다.


모스크를 나와 CBT 센터를 방문했다. 인터넷 정보도 많지만 현장에서 얻는 정보는 생생하다. 키르기스스탄은 여행자를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오지마을을 방문할 때 CBT(Communite Based Tourism association)센터를 방문하면 도움이 된다.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한 인포메이션 센터다. 홈스테이, 트레킹, 차량, 가이드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영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 둔간 모스크 전경




BUGU BAZAAR (CENTRAL MARKET)     


야채, 과일,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는 중심가에 위치한 시장이다. 컨테이너를 쌓아 건물을 만든 것이 인상적이다. 큰 수박, 멜론 한통에 1,000원 정도한다. 멜론은 당도도 높고 맛있는 최고의 과일이다. 외곽으로 이동하는 마슈르카 정류장도 함께 있다. 카라콜 근교의 랜드마크 제티오거즈(JETY - OGUZ)에 가려면 355번 마슈르카를 타고 다녀올 수 있다.     




▲  수박과 멜론은 당도도 높고 맛이좋다. 1통에 1000원 내외로 저렴하다
▲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제티오구스 (JETI OGUZ)는 시내에서 30KM 떨어져 있다. 유명한 트레킹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트레킹이 아니라도 해가지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좋을곳이다. 택시로 편하게 다녀올 수도 있지만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은 점, 선, 면의 여정이라는 생각이다.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경험하는 즐거움이 크다.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많은 것이 보인다. 기사님은 손가락 사이에 꼬깃한 지페들을 가지런히 모았다. 거스름돈을 주기위한 나름의 방법이다. 두발이 묶여 보자기에 쌓인 닭은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두리번 거린다. 동네 사람들인지 차에타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한다. 좌석이 다 찼으니 출발이다. 무슨 제목인지 반복되는 비트의 전통음악을 들으며 달린다. 마을에 도착해서도 구석구석 집앞에 내려주신다.     




▲ 붉은 색의 7개 황소바위가 노을 빛을 받으면 더욱 선명해진다




제티오구스(JETY - OGUZ )는 7마리의 황소라는 의미를 갖는다. 붉은 빛의 7개 바위들이 솟아 있다. 바위를 조망하기위해 뷰 포인트까지 올라가야 한다. 사진을 찍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왔다. 해질 녘 바위는 더욱 붉게 물들어 작은 그랜드 캐년을 보는 듯하다. 카메라 하나들고 길을 나섰다. 무료할 틈 없는 하루였다. 사람들의 표정, 부산한 거리의 풍경, 자연이 주는 고요함을 보았다. 카라콜의 시간은 천천히 가고 있었다.     



글. 사진 김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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