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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abica Duck Sep 02. 2021

8월 2주 차

생각하다 :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다.

이번 주는 두 편입니다. 휴~ 다음 주도 화이팅입니다.



 생각에 빠지면, 정말 빠져버리면 사람은 눈앞은 망각하고 생각의 심연으로 들어가 자신의 세상에 빠져버리기  상이다. 이미 어릴 적부터 자신이 관심 갖는 것에 현혹되면 넋을 놓고 생각에 빠져버리던 소민이 움직이는 것을  적으로 어떻게 그려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머리 위에 띄워놓은 이후로, 소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간뿐 아니라 자신과 그림 그리고  둘을 잇는 표현 방식에 대한 생각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잊고, 생각에 빠져버리는 일이 빈번했다. 로랑-엘레느와 저녁 식사에서는 몸에  먹는 동작은 여전하고 눈은 떠있지만 초점은  세계를 향하지 않아 부부는  번이고 소민을 부르며 괜찮은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었다. 부부는 소민에게 무슨 일이 있음을 알아챘음에도 그림 생각 때문에 그렇다는 기계같이 딱딱하고   소민의 대답에 더는 말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숟가락을 입에 들 뿐이었다. 소민의 태도와 대답에 걱정이  부부는 도울  있는, 사실은 그들이 무얼 해야 하는지 도울  있는, 지인을 찾기 시작했는데 로랑은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가족 간에 이런 경험이 있는지 물었고, 엘레 느는 소민의 친구의 부모에게 아이들이 소민과 같지는 않은지 물었다. (그럼에도 지인들 역시 범인으로 천재의  동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의 걱정은 소민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민의 선생님 마리에게 흘렀고 다시 한번 마리는 소민에게 다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며 부모를 안심시켰다.


 (신기한 것은 어른은 누구나 아이였던 시절이 있음에도 어른이 되고는 아이를 진정 이해하는 법은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비록 소민이 평범한 어린아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마리는 소민이 쉬는 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괜찮은지 물었다. 소민은 마리가 가까이  것은 느끼지도 못하다 마리가 소민의 어깨를 만질  현실 감각을 되찾고는 괜찮다고 답했다. 일전에 마리가 소민의 적응을 걱정하던 시절 소민은 마리의 호의와 관심에 비록  심은 없으나 사람 좋은 순수의 미소로 대꾸했지만, 생각에 빠져버린 지금 소민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벽이 생겨   반응에 더더욱 무관심했다. 마리는  뒤로 무언가 있음을 느꼈고 교육이라는 책임을 가진 선생의 특권으로 벽을 넘어 처음으로 소민의 생각 한복판에 섰다. 물론 마리가 문제를 곧장 해결해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해로의 발판을 마련했고, 소민에게 고민을 해결할  있도록 적극 도와주겠다고 말하면서 소민이 충분히 방법도 찾을 것이라 격려했다.  편으로는 소민의 고민을 로랑-엘레느 부부에게도 알려 그들의 마음에 덧붙고 있던 응어리를 덜어냈다.


 소민의 생각이 깊어질수록 소민의 친구들 역시 소민을 대하기 꽤나 힘들었는데, 같이 놀러 가도 같이 놀지 않고   것을 바라본다던가, 정신 놓은 것처럼 멍하니 있는 모습은 또래 아이들에게 다소 난해했다. 다행히 소피는 오랜 시간 소민을  왔기에 여전히 등하교도 같이 하고 놀자고 먼저 말도 했는데, 사실 소민이 관심 갖던 움직이는 대상  자신의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소피가 같이 놀자고 하지 않으면 소민에게는 생각이 진전할 기회조차 없었을지도 모른다. 소민이 친구들과 놀러  때는 그림 그리는 도구를 가지고 갔는데 어느 날은  같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소민이 그림 그리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때마다 소민은 자신이 생각하던 것을 그림으로 옮기곤 했는데 대개의 경우는 소민도 만족을 못하고 그녀의 친구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민의 그림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매번 달랐고  모든 생각과 연구가 그녀의 그림에 도움이  것이란 것이었다.


 이제 고민은 소민만의 것이 아니었다. 소민 주변에 있는 엘레느-로랑, 마리, 소피와 친구들까지 모두가 하루의 한 때 움직이는 것을 가만히 있는 것에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했다. 로랑과 엘레느는 미술서에서 인상파를 비롯해 동 적인 것을 표현해온 화가들에 대해 찾아봤고, 마리는 자신 역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만큼 직접 그림을 그리며 연구했다. 소피의 경우는 그 순수함으로 소민이 그림 그릴 때 그 옆에 앉아서는 소민의 붓질을 보고는 소민이 고개를 갸우뚱거릴 때마다 이쪽으로 혹은 이렇게 그려보라며 즉각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소민은 주변에서 도움을 주려는 모습에 고마웠지만 스스로 해내겠다는 욕심에 주변의 조언을 들으면서도 수용적이지는 않았는데 실상 남들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기에 결국에는 자신의 붓질로 그 벽을 깨고 싶은 의지를 서툴게 나타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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