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일기(임신 전)
그렇게 내게 임신이라는 것은, 첫 시도에 쉽게되었다. 그러나 …,
너무 많은 정보, 오히려 모르는 것이 약이 될법한 불필요한 정보들까지 나는 읽어 내려가고 있었던 걸까. 임신을 했다는 기쁨도 잠시, 하루하루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생리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임신을 알아버린 나는, 임신테스트기의 노예가 되기 시작했다. 너무 일찍 알아버려 화학적 유산이라는 것을 걱정.. 하루하루 임신테스트기의 진하기를 기다리느라 불안불안.. 어느 날 착상혈을 보고 놀란 가슴.. 갑자기 가슴이 말랑말랑해진 것 같음 덜컥 유산된 거 아냐? 싶고.. 입덧이 있으면 있는 대로 힘들고, 없으면 없는 대로 왜 갑자기 입덧이 사라진 것 같지? 싶어 힘들었다.
심장소리 들으러 가기 전에는, 언제 가야될지, 괜히 일찍 갔다가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어떡하지, 그냥 느긋하게 기다렸다 가자..싶다가도.. 당장 내일 가봐야 되는 거 아냐? 싶고..
이번 달만 넘기면 안정기에 들어서는구나 싶다가도, 10주차를 넘어선 계류유산에 관한 글들을 보게 되면, 대체 언제까지 걱정스러워야 되는 거야 싶었다. 착상혈을 보고 놀란 뒤로, 수시로 화장실 가서 닦을 때마다 두려웠고, 깨끗하면 다행이다..싶다가도, 다음 화장실 갈 땐 또 똑같이 긴장해야 했다.
아이를 가지게 되면, 그저 그걸로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다들 아이를 쉽게 갖는 듯 보였고, 아이가 들어섰다 소식을 들으면, 얼마 안 있어 아이가 나왔다, 돌이다, 이런 소식만 들어 그냥 알아서 들어서고 때 되면 알아서 나오는 거고, 알아서 크는 거고 … 싶었다.
그런데 진짜 아이를 낳겠다고 기다려서 가져보니, 이건 매순간이 힘이 들었다. 그냥 빨리 나왔으면 싶었다 …….
그러던 찰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아, 열 달 동안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거구나. 엄마는 강하다는데, 이렇게 열 달 동안 숱한 긴장과 긴장 속에서 강해져 가는 거구나. 강해져가는 훈련을 지금 하고 있는 거구나 ….
그래, 모든 시간이 다 필요해서 있는 거구나 …….
‘이 세상에 우리 아가가 나왔을 때, 꼭 강해진 엄마의 품으로 우리 아가를 가득 안아줄 수 있기를 ……. 열 달 동안, 엄마 잘 해 나가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