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말을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로부터 들어 ‘벌써?’싶기도 했고, 심지어는 결혼식을 올리기 전인 친구들로부터도 들어
‘임신이란 건 쉽게 되는 거구나 ….’
라는 생각을 은연중 갖고 살았던 것 같다.
애초 2년 간의 우리 둘만의 신혼을 계획했고, 그 2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2017년 여름부터 서서히 ‘임신 준비’라는 것을 시작했다.
우선, 3개월 전부터 엽산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되었기에, 신랑과 함께 엽산을 섭취했고, 매일 조금씩의 운동도 시작했다. 그러나 …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임신이 계획한다고 될까?’라는 의심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혼 초 우리는 임신을 계획한다는 말에 주위에서의 반응은 대부분 ‘그게 맘대로 되냐?’는 식이었는데, 그게 임신준비를 위해 접하게 되었던 인터넷의 '임신이 잘 되질 않네요···.' 라는 카페의 작성된 많은 글들과 더해지면서, 내게 뒤늦은 임신에 대한 조바심을 갖게 했다.
그런 긴장감 속 배란일을 계산 후 배란 주기에 관계를 가졌다. 그리고 2주를 기다리는 시간들 …
배란 후 2-3일 정도가 지나고는 괜히 기분이 이상해졌다. 임신의 과정에 대한 글들을 찾아보며, 지금 내 몸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지금쯤 세포 분열을 했을까? 아, 지금쯤 수정을 했을까? 아, 지금쯤 착상을 하고 있진 않을까?
내가 들여다보지 못하는 나의 몸에 대한 무궁무진한 궁금증 속 어떤 신비감까지 느껴졌다. 나는 살아오면서 이렇게까지 내 몸에 대해 골똘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배란일 8일차 정도쯤, 괜히 약국에 가고 싶어졌다. 지금쯤 알 수 있지 않을까? ‘혹시 …’하는 기대감. 빨리 임신 소식을 접했다는 사람들이 배란일 8일차쯤에 알았다고 하던데 ··· '그럼 나도 한번 ···?'
괜히 섣부른 행동으로 실망하지 말고, 하루만 더 하루만 더 기다려보자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인내심의 발휘.
배란일 기준으로 14일 뒤, 빠르면 이틀 전에도 테스트기로 임신 확인이 가능하다 하니, 11일이 지나가면서부터는 나의 인내심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배란일 12일차.
‘에이, 첫 시도인데 임신이 그렇게 쉽게 되겠어?’라는 말로, 스스로 첫 결과에 실망하지 말자고 미리 위로를 하고 있었는데 …,
웬걸 …, 그때는 10월쯤으로 꽤나 아침 기온이 쌀쌀할 때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 추위와는 다른 오한이 느껴졌다. 몸이 묵직하게 덜덜덜 떨렸다. 괜히 식은땀이 났다. 비몽사몽 하던 그 순간, ‘아.’하는 어떤 느낌이 왔달까.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 속 임신테스트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기다렸다 …, 너무 기다린 순간 ... 바로 지금 이순간... 하나, 둘, 셋 …, 아, 아닌가봐 …… 에휴 ……, 그럼 그렇지, 괜찮 ……
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어? 어?? 어???
‘어머. 이거 뭐야????’
서서히 짙어져가는 테스트기의 두 줄 ……
테스트기를 잡은 한 손이 덜덜덜 떨렸다. 눈물 한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 이제 됐다. 이제 다 됐어 …….’
너무 기뻤다...
나는 그때의 내 손이, 내 몸이 얼마나 떨렸는지를 기억한다. 그 떨림은 정말 추위로 인한 떨림이 아니었음을 …….
그러나 ···,
이제 다 됐다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정말 큰 오산이었다.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었고, 비로소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