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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선아 SSunalife Jan 05. 2022

나만의 성공 브랜드라는 옷을 입는다.

열정과 끈기의 조합 그릿!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로 많은 것들을 얘기한다. 성공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 본인들이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지 들려주는 경험담, 그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의미 있다. 재능, 노력, 인내, 인맥, 운 등 많은 요건들이 맞아떨어지면 그 무수한 사람들 속에서 성공이라는 옷을 입는다. 그런데 진정한 성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딸아이는 본인이 선택한 길이었지만 캐나다 사관학교를 다니는 4년 내내 힘들어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는데 사관학교라는 특수한 문화가 맞지 않았나 보다. 그때마다 안타깝지만 아이가 성장해가는 성장통이라 생각하며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졸업을 하면 더 수훨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졸업 후에는 본인 삶과 미래에 대해 더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늘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 했고 그럴 때마다 힘겨워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졸업 후 낯선 곳에서 어린 나이에 리더 역할을 해나가는 딸아이는 힘들어했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무언가 덜 채워지고 외로운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문자들을 받을 때면 덜컹하는 마음과 함께 나의 하루도 흐려졌다. 그럴 때면 나는 참고 견뎌봐라라고 해야 옳은지 아니면 힘들면 그만둬라라고 해야 옳은지 어정쩡한 표현으로 머물다 다음에 더 자세히 얘기하자라고 불편한 대화를 피해 갈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 딸아이로부터 반가운 문자가 왔다. 요지는 "엄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본인이 행복해지고 성공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엄마, 저는 요새 작은 승리(기쁨)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Mom, I am trying to focus on my small victories lately)."  

"행복해지기 위한 비법 하하하(Secret to happiness hahaha)"  

"저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기보다는 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Learning to love myself instead of being hard on myself)"  

"제 주변에 이렇게 많은 기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How lucky I am to have so many opportunities around me!)" 

“저만의 성공을 꿈꾸고 있어요(I am dreaming of my own success).”


그리고 그날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체력검사에서 상당히 좋은 결과를 받아서 기쁘다고 했다. 대학 4년 내내 체력검사를 겨우겨우 통과하던 딸아이에겐 꽤 고무적이었던 모양이다. 그동안은 체력검사가 마르고 빠른 사람들에게 유리한 구조여서 몸이 더딘 딸아이에겐 불리했다. 그러나 체력검사가  빠른 것 위주에서 근력 중심으로 기준이 바뀌었단다. 딸아이는 평소에 근력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단련해왔기 때문에 바뀐 체력검사 기준 덕을 보았던 것 같다. 근력은 여자들이 약한 부분인데 여자들 중에서는 본인이 최고 점수를 받았단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문자를 남겼다.  


"이번 거는 실제로 다리 모든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고 많은 여자들이 근력에서 약한데 반대로 그 부분이 제 장점들이었어요 (This one is practically all legs, and most girls struggle with grit, and those are my strengths)".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본인의 장점은 "천천히 참아내는 강함과 힘 (slow strength and enduring power)"이라고 했다.  


일순간 마음이 놓였다. 그때 내가 한참 읽고 있던 “그릿(Grit)이라는 책을 딸아이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소개한 후 우리는 대화를 마쳤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심리학 교수인 엔젤라 덕워스(Angela Duckworth)가 연구를 바탕으로 "그릿: 열정과 인내의 힘"(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이라는 책을 썼다.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능이나 외모 같은 타고난 조건이 아니라 투지나 의지가 다르다고 한다. 열정이 있되 목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인내와 추구가 있어야만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야기했던 것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자료를 근거로 그릿을 키우기 위해서 네 가지 (관심사, 연습, 목표의식, 희망)를 제안한다. 무엇보다도 관심사(interest)를 분명히 하고 부단히 연습(practice) 하며 목표의식(purpose)을 가지고 희망(hope)을 품는 일을 강조한다.


저자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상당한 투지가 있는데 그 투지는 두 가지 면에서 작용한다. 첫째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어려운 일에 쉽게 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둘째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들은 투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아갈 방향을 가지고 있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열정과 끈기의 조합인 것이다. 한 마디로 그릿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그릿이라는 말에 꽂히다 보니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2010년에 True Grit 이란 영화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더 브레이브(The Brave)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되었는데 영어의 뜻과 한국말의 번역이 다소 어색한 점은 있으나 영화의 내용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정의를 쫒는 용기를 가진 소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에서는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이고 또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은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결국에는 감동을 만들어 낸다.  




미국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Michelle Obama)가 영부인으로서 마지막으로 전하는 졸업 축사를 뉴욕대학 (The City College of New York)에서 했다. 그녀의 주된 메시지는 특권(Privilege) 없이 산다는 것은 단점이나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라고 했다. 특권이 없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그러한 노력은 우리를 더 강하게 하기 때문에 단점이기보다는 장점이 된다는 메시지였다. 




우리 모녀는 필요에 따라 서로에게 멘토(mentor)가 되기도 하고 멘티(mentee)가 되기도 한다. 서로의 다른 관점에서 삶의 지혜를 나누고 서로에게 촘촘히 배워가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각자에게 맞는 옷을 입고 살아간다. 그러나 상식과 건전한 가치를 추구하며 하루하루 작은 성공을 꿈꾸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의 하루하루가 늘 기쁨이나 만족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각자가 좋아하는 성공이라는 옷을 직접 재단하여 만들어 입고 그 성공의 브랜드가 더 세련되도록 열정과 끈기의 줄을 놓지 않는다. 


나 자신이 그다지 많은 것을 이룬 것도 아닌데 성공이 어떻다고 하는 것은 주제넘지만 성공은 하루하루 작은 승리와 기쁨을 찾아내는 데 있는 것 같다. 성공은 꼭 클 필요도 없고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나의 몸에 맞는 성공의 옷을 입으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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