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꿈속 은행에서 난 헤매고 있을까.
나는 아직 아쉬움이 남아있나 보다.
가끔 은행이 배경인 꿈을 꾸는데, 꿈속에 나는 맞춰도 맞춰도 맞춰지지 않는 시재통을 붙잡고 시재를 맞추고 있다.
어느 날은 너덜너덜 해진 진짜 배춧잎을 산찰기로 세고 있고, 또 다른 날은 대속(돈다발)이 셀 때마다 달라져서 직원들을 불러 보지만 정작 직원들은 다 퇴근하고 덩그러니 혼자 남아있다. 시재도 안 맞추고, 일계 마감도 안 하고 퇴근한 직원들을 탓하면서... 남의 은행을 지키고 있는 꿈을 꾼다.
이상하다. 왜 꿈속 은행에서 난 헤매고 있을까.
현생 은행의 기억이 나쁘기만 한 게 아니었는데. 비율로 따지자면 80% 비율로 좋은 기억이 우세하다.
다행히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인지 꿈에 은행이 나오는 빈도수가 많이 줄었다.
얼마 전에 뮤지션이자 작가이며 책방 주인인 요조 씨가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했다.
“악몽을 꾸면 그 악몽 속에서는 언제나 제가 뮤지션이에요. 다른 직업으로 악몽을 꾼 적은 없어요. 언제나 뮤지션으로 악몽을 꾸고(중략)..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이 가장 큰 사람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나도 나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은행원일 때 가장 컸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장인으로서의 나’와 ‘개인으로서의 나’를 분리하지 못해서 오는 혼란.
이제 은행원인 나는 그만 보내주자.
다른 꿈을 꾸자. 진짜 꿈을 꾸자. 근데 무슨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