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서야 요가를 시작했을까.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지금쯤 매트 위에서 훨훨 날아다녔을까? 나와 같이 지도자 과정을 듣는 샘은 나보다 10살 어리다. 요가한 지는 3개월. 훨씬 더 유연하고 동작도 더 깊고 정확하다. 나는 1년이 넘어가고 나이는 10살 더 많다. 아직도 온몸이 경직되어 있고 뻑뻑해서 호흡마저도 헉헉 거린다. 숨쉬기도 제대로 못하다니!
부럽기도 하지만 배울 점도 많다. 옆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몸에 집중하고 수련한다고 말해줬다. 요가강사가 되기 위해 지금 다니는 안정적인 직장도 그만둘까 생각 중이라고 한다. 절대 그러지 말라고 어쭙잖은 조언을 했다. 나 같은 기간제는 그 고정된 직장과 월급이 너무 간절하니깐. 각자의 개인사정이 어떠하든 우리는 요가를 사랑하고 영원히 함께 할 거라 다짐한 인연으로 모였다. 지도자과정은 일요일 오전에 수련 2시간과 해부학 수업 4시간을 듣는다. 오랜만에 연필을 잡고 뼈, 근육, 관절 등 생소한 용어들을 배우려니 졸립고 어지럽고 엉덩이가 아프다. 옆에 샘을 보니 질문도 많이 하고 눈에서 초롱초롱 빛이 난다. 좀 더 일찍 요가를 만났더라면..... 지금의 선택에 후회는 절대 안 한다. 요가를 만나 내가 진정 바뀐걸 하루하루 온 마음으로 느끼고 수련할 때만큼은 진정 내 몸을 마주하게 되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몸을 소중히 다루고 가꾸어서 오래도록 같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