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이야기가 있는 거실

거실에 대한 개인적 취향

거실은 손님을 접대한다는 의미의 ‘응접실’이나 사교적 모임을 하는 ‘살롱’의 개념을 많이 갖고 있으며 집 안에서 가장 포멀 formal 하고 퍼블릭 public 한 공간으로 넓고 멋지고 장식적인 곳 이어야 한다고 기대하게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더 가족의 단위가 작아지고 있고 구성원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시하다 보니, 가족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공동 영역인 거실보다는 욕실이나 주방, 다용도실, 드레스룸 등 각각의 다양한 기능을 가진 공간들을 더 넓게 만드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이며, 거실도 ‘손님을 접대하기 위한 공간’ 이라기보다는 집에 사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활동 영역을 더 넓게 연장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옛날 '거실'이 가진 뉘앙스로서의 역할들은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1,2인 가구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게 된 현대 사회에서 해가 제일 잘 드는 거실은 주방이나 침실로의 확장 등, 또 하나의 다른 기능을 가진 넓은 방의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며 그 용도와 역할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그 옛날 거실이 가졌던 위엄과 지위는 약해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거실은 주거 공간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각종 공동 영역의 물건들이 수납되어야 하고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모여 앉아 ‘함께’ 할 수 있는 ‘만남의 광장’이고 휴식하고 릴랙스 하는 ‘라운지’이며 실내 공간 속의 ‘중정’이나 ‘마당’ 같은 개념으로 가장 엔터테 이닝 한 공간이기도 하다.

나는 얼마 전에 지인의 집들이에 초대받아 다녀왔는데 유명한 건축가에게 비싼 설계비를 들여 야심 차게 지은 요즘 유행하는 복층 스타일의 모던한 주택 집이었다. 인테리어는 나무랄 데가 없이 근사했고 잡지책에서 본듯한 화려하고 예쁘게 잘 꾸며진 거실 공간은 멋진 가구와 소품들로 가득했다. 유행하는 디자인의 비싼 수입 가죽소파에 흠집 하나 없는 눈부시게 흰 대리석 티테이블, 유명한 디자이너의 작품인 조각 같은 암체어와 플로어 램프까지 완벽하게 장식된 거실 풍경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화려하고 완벽했다. 집주인은 그 멋진 소파를 빨리 가져오기 위해 유럽에서 추가 요금을 지불하며 힘들게 비행기에 실어오게 된 스토리와, 테이블을 디자인한 유명한 디자이너의 인생 스토리까지, 갤러리의 큐레이터처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부러움에 감탄을 내지르던 우리는 감히 함부로 앉으면 안 될 것 같이 새침하게 반지르르한 소파와 흠집이라도 날까 봐 기댈 수 없었던 대리석 테이블을 조심스레 피해 가며 그 ‘완벽한 거실’을 포토존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집들이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우리 모두는 갑자기 알 수 없는 피곤함에 급속히 지쳐 버렸다. 집주인의 특별한 공간에의 취향이나 콘셉트, 집안 물건에 숨은 의미 있는 스토리같이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우리는 별 관심도 없는 유럽의 모르는 디자이너 작가 선생님의 스토리에 주눅만 잔뜩 들어 피곤해져 버린 것이다. 아름답다기보다는 그저 화려하기만 했던, 공간 전체가 예술작품이라 어렵게 모시고 살아야 할 것 같던 그 집 거실은 촬영을 위해 완벽하게 세팅해 놓은 세트장처럼 어색하고 불편했다. 비싼 가구와 소품 들로 빼곡히 채워진 ‘부자의 공간’ 같던 그 거실은 최고급 호텔 로비처럼 으리으리했지만 왠지 부티나 거나 고상해 보이진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멋이 없는 거실은 인테리어 잡지나 가구 집 카탈로그에나 나올법한 완벽한 거실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거실은 완벽하게 장식되지 않았더라도 집주인의 독특한 취향이 반영된, 기분 좋은 편안함이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가 담겨 있고 정성껏 가꾸고 돌봐온 흔적이 남아있는 조금 특별한 거실 공간, 그렇게 아름다운 남의 집 거실 풍경을 엿보는 일은 흥미진진한 소설책 한 권을 밤새워 읽는 것만큼이나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남의 집 거실 구경

우리가 살면서 가끔씩 발견하게 되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거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도 기억 속에 잊히지 않는 이상적인 거실의 풍경들은 유행하는 비싼 가구와 소품이 완벽하게 세팅된 공간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 기억 속에 무척 매력적으로 남아 있는 몇몇 거실들은 집주인의 창조적인 성향이 너무 잘 표현되고 드러났던, 이제 와서 기억을 떠올리면 살짝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공간들이다. 

예전에 우연히 들렀던 교수님 댁 거실에서 만났던, 사이드 테이블 대신으로 쓰고 있던, 네 다리가 다 접히는 소반(밥상)이 내 기억 속에 참 인상적으로 남아있는데,  심지어 그 소반 위에 테이블클로스로 덮어놓고 사용하고 있던 원단은 소박했던 교수님의 취향과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게 이국적이고 화려한 꽃무늬 패턴이었다. 아마도 어디선가 얻어온 보자기 같은 원단으로 소반의 차가운 철제 다리를 가리고 싶으셨던 것 같다. 책을 좋아하시는 교수님 댁 거실은 온통 책으로 둘러싸여 발 디딜 틈도 없었기에 그 조그만 소반은 거실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한 거실 한가운데 무척 생뚱맞고 언발란스하게 포인트가 되어 주면서, 가끔 엉뚱해서 웃음이 지어지는 그 교수님의 평소 캐릭터와도 참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내가 좋아하는 거실 풍경 하나는, 내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 사셔서 자주 놀러 갔었던 친척 할아버지 댁 거실인데 꽃무늬 자카드 원단으로 커버링 된 페브릭 암체어 옆에 오래된 바실리 체어가 놓여 있었고(그때는 난 그 의자가 그 유명한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인지 당연히  몰랐었지만) 오래돼서 진하게 테닝된 격자 패턴의 우드 플로링 마룻바닥과 그 옛날 주말의 명화 속 비비안 리의 드레스 자락같이 차르르 흐르는 듯 반짝반짝하고 빈티지한 레이스 커튼이 함께 보였던 그 거실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고 느껴졌었다. 이제는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리면 난 그때 그 집 거실 풍경이 떠오르고, 꽃무늬 페브릭 암체어에 기대앉아서 땅콩과 맥주를 드시며 신문을 보시던 할아버지와, 빨간색 모직 코트와 머플러를 멋지게 소화하시던 좋은 취향을 가지셨던 멋쟁이 할머니가 무척 그리워진다. 아름다운 추억 속의 그 집 거실에서 어린 시절의 나는 많은 영감과 상상력을 키웠고 할머니의 좋은 취향들에 감동했었던 기억이 있다. 물건도 많고 책도 많이 쌓여있던 내 추억 속 그 거실 공간들은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의 거실은 아니었지만, 유행이 지나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집주인의 특별한 분위기와 매력적인 아우라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아름다운 거실을 만들기 위해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공부할 필요는 없고 남의 집에 있는 거실용 가구 세트를 완벽하게 갖추어야 할 필요도 없다. 추억이 있는 액자나 아름다운 꽃병 한 개만으로도 아름다운 거실을 꾸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을 소중하게 아끼고 돌보며 그 마음을 즐길 줄 아는  집주인의 마음과 태도이다.  

내 지인 한 명은 텔레비전을 올려놓을 맘에 드는 AV장을 못 구해서 꽤 오래도록 TV를 사이즈도 안 맞는 작은 벤치의자 위에 올려놓고 지내다가 어느 날 돌아가신 외할머니댁에서 전부터 탐내던 할머니의 애장품 뒤주를 얻어 와서는 TV장으로 쓰기로 했는데 모던한 가구들 사이에서 골동품 같은 그 오래된 가구는 의외로 빈티지하면서도 시크하게 잘 어울렸다. 그 친구는 자기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할머니와 뒤주의 스토리를 들려주면 다들 탐내며 부러워한다면서 좋아했다. 공간에도 안 어울리는 텔레비전 수납장을 대충 타협해서 급하게 세트로 샀더라면 분명히 오랫동안 후회했을 거라면서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자신의 센스 있는 선택을 스스로 무척 만족스러워한다. 내 공간을 아름답고 의미 있는 물건들로 하나씩 채워가며 느끼는 만족감이 얼마나 뿌듯할지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거실용 가구 세트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거실용 가구 세트로 가장 유명한 삼총사인 소파와 티테이블, 텔레비전 세트는 거실이 크든 작든 꼭 필요한 대표적인 아이템이 되어버렸으며 여기에 러그와 플로어 램프까지 붙여 주면 독수리 오 형제처럼 완벽하게 모든 것을 갖춘 오늘날의 ‘보통의 거실 풍경’이 만들어진다. 

텔레비전은(텔레비전과 램프는 엄밀히 말하면 가전제품으로 가구와 다른 물건으로 여겨질지 모르나 냉장고를 포함한 요즘의 가전제품 들은 집 안 공간에서 가구와 같이 조형미를 가진 오브제로의 역할을 해 주기에 가구의 카테고리에 넣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제 모두가 인정한 ‘거실용 가구 세트’의 대표 주자인 것이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텔레비전은 거실 소속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텔레비전이 백해무익한 바보상자라서 우아한 취향의 라이프스타일을 침해한다거나, 가족들이 대화를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방해가 된다거나, 시커먼 텔레비전 브라운관이 거실 인테리어에 안 어울린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오늘날의 텔레비전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필수적인 아이템이라서 각자의 방으로 끌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텔레비전은 콘텐츠가 너무 다양해서 각자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채널 선택권을 따로 가져야 하기에 컴퓨터나 핸드폰처럼 텔레비전도 이제 개인용 장비가 된 것 같다.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인생이 피곤해서 어디에도 집중을 못하고 도대체 책장이 안 넘어가는 슬럼프의 시기에도 텔레비전은 옆에서 조용하고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다하며 위로가 되어 준다. 또 요즘은 여러 종류의 유로 채널들로 원하는 영화나 각종 미디어 방송들을 원하는 시간에 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으니 극장이나 공연장에 못 갈 때도 텔레비전은 이제 혼자만의 문화생활까지 책임지는 필수템이다.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고 세상 사람들도 안 가르쳐 주는 박학다식하게 유용한 정보와 지식들도 쉽고 빨리, 편하게 얻을 수 있으니 이 세상에 텔레비전만큼 매력적이고 대단한 발명품이 어디 또 있을까. 이런 텔레비전이 가족 전체의 공용 공간인 거실에 나와있어서 주도권을 가진 한 사람의 취향으로 컨트롤하게 되면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겐 강제로 노출되는 텔레비전의 불빛과 소음이 고통의 시간이 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공평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텔레비전이 각자의 좁은 방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부담스럽고,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 엔터테 이닝 한 놀이 기구로 쓰이기 위해 거실 공간에 꼭 필요하다면, 텔레비전 한대쯤은 거실용 가구세트 중 하나로 여겨 거실에 두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인간이 채집 수렵 활동을 하던 고대사회에서는 온 가족이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휴식을 하고 대화를 나눴다면, 현대 사회에서 모닥불을 대체할만한 물건은 텔레비전일 것이다. 텔레비전 앞에 둘러앉아 과일도 먹고 차도 마시며 수다를 떨어도 좋고 맥주와 팝콘을 들고 앉아 함께 영화 관람을 하고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집 안에서는 거실의 텔레비전 앞이 가장 적합하다. 다만, 거실용 텔레비전을 고를 때 조차도 취향이 반영된 선택이면 좋겠다. 영화를 직업으로 봐야 하거나 관련 업계 종사자도 아니면서, 전자제품 매장의 영업사원들 얘기만 듣고 무조건 큰 사이즈의 최신상 벽걸이형 스타일만을 고집하느라 공간의 사이즈와 비율은 고려하지도 않은 채, 내 작은 거실에서 거대하고 시커먼 네모난 박스를 끌어안고 살면서 답답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거실에서 그나마 가장 넓은 여백의 벽이 텔레비전으로 시커멓게 다 뒤덮여야 하는 건 정말 너무나 멋이 없고 촌스럽다. 게다가 좁은 공간에 너무 큰 텔레비전을 두게 되면 전자파의 영향도 많이 받고 눈도 나빠지고 척추건강에도 안 좋다. 또 이렇게 모닥불 앞에 둘러앉듯 다 같이 모여 앉기 위해서 커다란 텔레비전이 거실의 한가운데 차지하게 되면 이동이 어려운 큰 소파 덩어리는 당연히 텔레비전을 마주하는 자세로 세팅되어야 될 것이고 결국 재미없고 딱딱한 거실 레이아웃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게 된다. 거실에서 가장 큰 가구인 소파와 테이블, 또 텔레비전의 위치를 공식처럼 콘센트 위치 가까이, 거실의 제일 큰 벽 앞에만 두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훨씬 더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아름다운 거실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나만의 거실을 위한 다양한 가구 배치 아이디어 

나는 거실에 가장 중요한 가구가 소파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거실에 길고 거대하고 칙칙한 컬러의 4인용 가죽소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4인용 소파라 해도 실제로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는 3-4명이 긴 소파에 쭉 정렬해 앉게 되지는 않을 테니 결국 한 사람이 길게 눕거나 한 두 명이 비스듬히 기대앉기 위한 것인데, 그러기엔 가로로 긴 4-5인용 소파 자체가 그다지 편안한 모양도 아닐 것이다. 게다가 긴 소파가 텔레비전과 평행으로 마주 보게 되는 레이아웃도 공간을 경직 되게 만들어서 그다지 맘에 들지도 않는다. 차라리 텔레비전과 ㄱ자로 만나는 방향으로 두거나 긴 소파 대신 각기 모양이 다른 1인용 암체어 두세 개를 자유롭게 배치하여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실이 좁고 세로로 긴 스타일이라면 중간에 영역을 나눠서 한쪽은 콤팩트 한 스탠드형 텔레비전과 암체어를 한 세트로 묶어 놓고 남은 거실 공간의 다른 영역은 여백의 미를 가지게 별다른 용도 없이 뒹굴 거릴 수 있는 좌식 공간을 허락해 주는 것도 좋겠다. 

거실이 와이드 한 최신형 텔레비전을 두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넓은 사이즈더라도, 텔레비전을 사용하지 않고 꺼놓은 동안은 한쪽 벽면이 시커멓게 뻥 뚫린 네모난 구멍이 생기는 것이니 그다지 보기 좋을 리가 없다. 그럴 때는 텔레비전을 위한 AV장을 따로 구입하지 말고 거실용 장식장과 수납장을 겸할 수 있는 TV장을 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부는 장식 소품을 진열할 수 있게 오픈장으로 만들고, 거실의 잡동사니 수납도 가능할 수 있게 서랍장도 넣고, 텔레비전은 미닫이 문 안쪽으로 매립될 수 있게 해서 사용하지 않는 평상시에는 빈 벽처럼 닫아 놓게 만들어 주면 뽀얗게 먼지가 앉는 일도 없어져서 청소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실이 너무 좁아서 사이즈가 큰 티테이블이 부담스럽다면 작은 크기의 사이드 테이블을 여러 개 두고 사용하는 것도 좋다. 반대로 거실이 너무 넓어서 티테이블까지 거리가 멀 때도 작은 사이드 테이블이 꼭 필요하다. 앉는 자세에 따라 손이 닿는 위치마다에 이동해 놓고 쓰기도 쉽고, 방석과 쿠션만 두는  좌식 영역에도 낮은 높이의 사이드 테이블은 거실에서 무척 유용한 아이템이다. 

아름다운 거실을 위해 거실용 가구 세트가 하나도 없어도 괜찮지만 은은한 불빛의 플로어 램프 하나 정도는 포기하지 말자. 거실엔 커다란 샹들리에보다 플로어 램프나 콘솔 테이블 위의 테이블 램프같이 분위기 있고 은은한 불빛이 더 잘 어울린다. 넓은 공간 전체를 밝고 균일하게 비추는 큰 조명을 계속 켜놓고 있는 것보다는 거실 코너마다에 두세 개의 부분 조명을 분위기에 맞추어 켜 주는 것이 전기세도 적게 들고, 릴랙스 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에 좋다. 조명은 가구처럼 오브제로도 훌륭한 역할을 해주지만 밋밋한 공간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주는 센스 있는 아이템이다. 플로어 램프는 암체어나 소파 옆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정감이 있고, 테이블 램프는 소파 뒤 콘솔 위에 올려두면 아름다운 장식 소품이 된다. 암체어와 사이드 테이블 사이에 목이 얇고 긴 플로어 램프를 두면 거실에서 독서할 때 집중력이 배가 된다. 거실 공간에 비해 조금 커 보이는 사이즈의 플로어 램프를 거실 구석에 두어도 유니크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스탠더드 한 레이아웃의 ‘거실용 가구세트’가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천정이 낮은 거실에 큰 소파나 키 큰 가구들 대신 방석만 놓고 좌식 생활을 하는 것도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잠만 자는 침실이 거실보다 해가 더 잘 든다면, 거실에 침대를 두고 침실 공간을 거실로 꾸미고 살아도 된다. 평소에 멋진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이거나 취미로 무엇이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작품 전시를 위해 거실만큼 좋은 공간도 없다.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해서 화분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면 거실에 화분들을 자유롭게 배치해서 동선을 가볍게 분리해 주는 것도 재미나다.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나무 몇 그루만으로도 거실이 금방 내추럴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식물을 좋아하고 정원 가꾸는 취미가 있다면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할 것이 아니라 거실을 베란다로 끌어와서 거실 전체를 식물원처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거실을 야외인지 실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로 연출해 보는 것도 거실 공간을 내 맘대로 즐길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다.        

큰 소파나 키 큰 가구들 대신 방석만 놓고 좌식 생활을 하는 것도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잠만 자는 침실이 거실보다 해가 더 잘 든다면, 거실에 침대를 두고 침실 공간을 거실로 꾸미고 살아도 된다. 평소에 멋진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사람이거나 취미로 무엇이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작품 전시를 위해 거실만큼 좋은 공간도 없다.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해서 화분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면 거실에 화분들을 자유롭게 배치해서 동선을 가볍게 분리해 주는 것도 재미나다.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나무 몇 그루만으로도 거실이 금방 내추럴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식물을 좋아하고 정원 가꾸는 취미가 있다면 베란다를 거실로 확장할 것이 아니라 거실을 베란다로 끌어와서 거실 전체를 식물원처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거실을 야외인지 실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로 연출해 보는 것도 거실 공간을 내 맘대로 즐길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다.        

집안 어디도 마찬가지겠지만 거실이야말로 인테리어의 특정한 룰은 필요 없다. 거실은 다른 공간들에 비해 공간의 정확한 기능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기능적인 공간들이 꼭 갖추어야 하는 가구나 특정 활동을 위한 동선이 필요하지 않다. 거실은 그야말로 주인 마음이라 주인의 취향이 가장 많이 느껴지고 그래서 집 안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간이다. 거실을 온통 ‘세트 가구들’로만  완성하지 말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나와 내 거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구와 물건들을 여유 있게 찾아보고 진짜 내 취향의 내 거실이 완성될 때까지는 불편한 대로 조급해하지 말고 거실을 잠깐 비워두는 마음의 여유도 가져보자. 물건 하나하나에 즐거운 이야기가 있고, 여유롭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져 누군가의 기억 속에 ‘멋있는 거실’ 공간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이 나고, 거실 모습을 떠올리다가 집주인도 그리워하게 되는, 그렇게 즐겁고 아름다운 거실 공간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우리가 비록 찍어 낸 듯 비슷하게 생긴 좁은 아파트에서 남들과 비슷한 거실을 가지고 살더라도, 상상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남들과는 다른 아름다운 나만의 아지트 거실을 가질 수 있다.